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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바인 대소동>(Female Trouble)

2010/01/2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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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워터스는 (지금 유행하는 그것과 전혀 다른 의미로) ‘3D영화’의 선구자격 감독이다. 그는 우리가 소위 ‘정상’이라고 부르는 개념의 격을 고의적으로 깎아내린다.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대전환을 방불케 하는 존 워터스의 영화는 미(美)보다 추(醜)가, 쾌(快)보다 불쾌(不快)가, 선(善)보다 악(惡)이 극중 세계를 이끄는 작동 원리다. 장면을 구성하는 미장센은 더러운(Dirty) 것투성이고, 에피소드는 보고 있기 괴로울(Difficult) 정도며, 그래서 정상성을 가식 삼는 이들에게 위험천만한(Dangerous) 작품으로 다가간다. (실제로 존 워터스는 극영화 데뷔작 <몬도 트라쇼>(1969)가 음란하다는 이유로 시사회 전날 체포되기도 했다!)

<디바인 대소동>은 <핑크 플라밍고>(1972)와 함께 존 워터스의 초기 ‘울트라캡숑유치뽕짝완전저질’스러운 연출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특히 존 워터스의 페르소나이자 드랙퀸이고 선천성 구토유발 연기의 세계문화재(?)인 디바인의 존재만으로도 <디바인 대소동>은 발군이라 할만하다. 이미 등장부터 주인공 돈 데이븐포트의 포스는 시쳇말로 ‘ㅎㄷㄷ’이다. (디바인은 여기서 1인 2역을 소화했다!) 화장 떡칠한 얼굴에, 상영 내내 뱉어내는 쌍욕 입담, 그리고 손대면 터질 듯한 복부 노출도 불사하는 누드 연기까지.

그런 주인공의 엉망진창인 사연이 주는 전인미답의 황당함은 충격과 경악 그 자체다. 충동적인 부모 살해로 범죄 세계에 발을 디딘 후 대중이 열광하는 스타 연쇄살인범의 지위를 누리다 끝내 전기의자에서 생을 마감하는 돈의 일생을 보고 있자면 최소한의 상식과 도덕의 맥락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얼마나 정성스레 관객의 비위를 거스르는지 도리어 상식과 도덕이 무엇인지 간절히 고찰하게 만든다. 그러니까 이야말로 <디바인 대소동>을 비롯해 존 워터스의 영화를 이해하는 핵심 정서다.

존 워터스는 <디바인 대소동>의 DVD 코멘터리를 통해 “자신의 영화가 오스카를 수상하는 것은 사형선고와 진배없다.‘고 뼈있는 농담조의 비유를 들먹이면서 미쳐 돌아가는 미국의 현실을 의도적으로 놀려먹는다. 극중 유명세에 집착하는 살인범과 그런 살인범을 유명 연예인 취급하는 미국의 대중을 향해 내 영화와 다를 게 뭐냐며 부메랑 효과처럼 그에 걸맞은 화법과 태도로 화답하는 것이다.

사실 <디바인 대소동>은 음란으로 똘똘 뭉친 세상을 부르짖는 <핑크 플라밍고>에 비해 수위의 쇼킹함은 덜할지 모르지만 악취미적 연출의 세공력은 더욱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바인의 행실 고약한 연기는 전편의 음탕함에 살인과 폭력을 더함으로써 각가지 혐오의 총체로 거듭났고 이런 캐릭터를 가지고 각종 ‘하면 안 되는 것들’의 문지방을 넘나드는 존 워터스의 연출력은 추와 불쾌와 악도 일관성을 가지면 하나의 세계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존 워터스의 영화는 포르노와 폭력물 같은 저급한 문화에서부터 ‘누구나 15분은 유명해질 수 있다.’는 앤디 워홀의 경구까지, 미국의 모든 대중문화에 대한 영향력을 숨기지 않는다. 이 같은 경향이 가장 잘 집약된 <디바인 대소동>은 미국 대중문화의 쓰레기더미에서 피어난 한 떨기 ‘돌연변이’ 장미꽃이라 해도 과언은 아닌 작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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