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를 밝히는 건 사실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노골적인 제목만큼이나 <누가 그녀와 잤을까?>의 노림수를 예상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영화의 제작사는 <가문의 부활> 시리즈로 유명한 태원. 잘 빠진 여배우의 몸을 이용해 관객을 눈을 현혹하고 음담패설 류의 코미디로 웃음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에 다름 아니다.
대신 김유성 감독은 형식적인 면에서 좀 더 색다른 접근을 시도한다. 탐정영화처럼 범인(?)이 마지막에 밝혀지는 구조를 취한 것. 물론, 이 또한 어떻게 하면 한번이라도 더 여배우의 섹시한 자태를 드러내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이에 지극히 동물적으로 반응하는 극중 남학생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겠다는 일종의 꼼수 아닌 꼼수다.
다 좋다. 웃음의 종류 여하를 막론하고 관객이 시름을 잊을 수만 있다면. 다만 이런 말은 할 수 있겠다. 그럼 영화라도 짜임새 있게 만들어달라고. 한 예로, 아무리 장르가 코미디라고는 하지만 그것이 만듦새와 동의어가 아닌 다음에야 범인이 밝혀지는 과정을 단순히 플래시백에만 의존하는 건 그만큼 신경을 안 썼거나 고민이 없었다는 증거다. 그렇다면 이를 가지고 관객 운운하는 건 모순이 아닌가. 웃음 이전에 ‘영화’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2006. 11. 14. <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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