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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허남웅닷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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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10 Mar 2010 23:06:33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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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39;2010 국제SF영화제&#039; 박상준</title>
			<link>http://www.hernamwoong.com/entry/2010-%EA%B5%AD%EC%A0%9CSF%EC%98%81%ED%99%94%EC%A0%9C-%EB%B0%95%EC%83%81%EC%A4%80</link>
			<description>&lt;P&gt;&lt;div class=&quot;imageblock center&quot; style=&quot;text-align: center; clear: both;&quot;&gt;&lt;img src=&quot;http://ddanzimovie.com/thumbnail/10/1371478758.w635-h410.jpg&quot; alt=&quot;사용자 삽입 이미지&quot; height=&quot;410&quot; width=&quot;635&quot; /&gt;&lt;/div&gt;&lt;BR&gt;&lt;FONT color=#8e8e8e&gt;또 하나의 독특한 영화제가 생겼다. 올해 10월 말부터 10일 동안 열릴 예정인 &#039;2010 국제SF영화제&#039;(&#039;SF영화제&#039;)는 말 그대로 SF를 특화한 영화제다. 영화제의 나라 한국에서도 SF영화제는 가장 색깔이 분명한 행사다. 바로 그 때문에 SF영화제에 갖는 선입관은 다른 영화제에 비해 클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는 SF하면 떠오르는 것, 즉 애들이나 보는 것, 과학기술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 힘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인식과 궤를 함께 하는데 SF영화제는 그런 선입관을 깨기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lt;BR&gt;&lt;BR&gt;SF영화제의 수석 프로그래머 겸 집행위원장 (내정자)인 박상준은 국내 SF 문화를 말할 때 가장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인물이다. 그는 SF영화제를 영화뿐만 아니라 소설, 만화 등등 &#039;SF의 모든 것&#039;으로 꾸밀 생각이다. 그래서 SF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든,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이든 남녀노소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박상준은 말한다. 하지만 그에 앞서 SF를 단순히 유치하고 혹은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들을 위해서라도 SF영화제가 왜 필요한지 알리는 것은 중요하다. 이야말로 SF영화제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lt;BR&gt;&lt;BR&gt;물론 영화제를 통해 스스로 존재 이유를 증명할 테지만 신생영화제이니 만큼 먼저 찾아가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인터뷰는 3월 5일 SF영화제의 메인 상영관 역할을 할 과천의 국립 과천 과학관에서 이뤄졌다. 박상준과 함께 김노경 사무국장이 동석한 가운데 진행된 1시간여의 인터뷰는 한편으론 &#039;SF란 무엇인가?&#039;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lt;/FONT&gt;&amp;nbsp; &amp;nbsp; &amp;nbsp;&amp;nbsp; &lt;BR&gt;&lt;BR&gt;&lt;BR&gt;&lt;STRONG&gt;허남웅 기자(이하 &#039;허&#039;)&lt;/STRONG&gt; SF영화제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웃음)&lt;BR&gt;&lt;STRONG&gt;박상준(이하 &#039;박&#039;)&lt;/STRONG&gt; 이 바닥에 사람이 없다는 얘기지. (웃음)&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저변이 협소한 국내 SF 시장에서 매번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어떻게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장르문학 월간지 &#039;판타스틱&#039;에 있을 당시에는 잡지가 만들어지고 스스로 가는 탄력이 생겨서 풀타임으로 안 붙어있어도 되겠다는 생각에 SF만 전문으로 다루는 출판사를 만들면 어떨까 했다. 다행히 웅진에서 받아줘 &#039;오멜라스&#039;를 운영했던 건데 2년 있다 보니 책을 낸다는 게 창의적인 작업이 아니라 지루하고 단순하더라. 책 계약에서부터 번역, 편집, 출간의 과정이 사실은 단순 반복 작업이다. 마침 웅진에서도 SF가 생각보다 돈은 안 되는구나 하던 차에 타이밍이 잘 맞았다. (웃음) 작년 말에 웅진의 정규직에서 퇴사를 했고, 퇴사 한두 달 전에 과천 과학관과 영화제를 하기로 얘기를 나눴다. 현재 오멜라스에는 기획위원 정도의 지위를 가지고 기획과 전반적인 디렉팅에 관여하고 있고 SF영화제를 위해 과학관에 풀타임으로 나오고 있다. &lt;BR&gt;&lt;BR&gt;&lt;BR&gt;&lt;STRONG&gt;2010 국제SF영화제란?&lt;BR&gt;&lt;BR&gt;허&lt;/STRONG&gt; SF영화제는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작년에 과천 과학관에서 3일간 소규모로 &#039;2009 SF과학영화제&#039;를 했었다. 당시 막 부임하신 현 이상희 관장님이 이 행사 괜찮다, 내년에 본격적으로 제대로 한 번 해보자 해서 따로 예산도 배정했다. &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어느 정도의 성과가 있었기에 올해 이렇게 국제 규모로 SF영화제를 키울 수 있었나?&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작년에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했었다. 당시는 신종플루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거나 학생을 동원할 수 있는 행사가 전면 금지됐던 시기였다. 게다가 중간에 비도 오고 날씨가 안 좋았다. 그런 불리한 조건 속에 여섯 작품을 총 8번 상영했는데 1000명 정도가 왔다. 조그맣게나마 부대행사도 함께 진행했다. 정재승 박사 특강, SF피규어 전시회 등을 했는데 좁은 로비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북적북적하는 모습이 보였다. 과학관에서 보시기에 썩 나쁘지 않았다, 올해는 좀 더 확장을 해보자 했던 거다. &amp;nbsp;&amp;nbsp; &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그래서 올해 역시 영화제 기간을 10월로 잡았나?&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원래는 9월 초에 하려고 했다. 9월 초만 해도 날씨가 따뜻해서 과학관 앞의 넓은 마당을 활용할 수가 있다. 근데 과학관에서 SF영화제와 별도로 자체 기획하는 전시회가 있을 예정이다. &#039;UFO와 외계 생명체&#039;라는 테마의 전시회인데 10월말부터 행사가 진행된다. 이왕이면 영화제와 맞추는 게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을까 하는 판단에 SF영화제도 그 시기에 잡았다. SF영화제 기간은 10월 28일부터 11월 7일까지 열흘간을 생각하고 있다. &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지금 어느 정도까지 준비 단계인가?&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지난해 SF과학영화제는 나와 고려대 대학원의 과학기술학협동과정의 김동관 교수님, 그리고 석박사 대학원생들이 진행했었다. 올해는 그분들이 풀타임으로 참여는 안 하시지만 부대행사나 학술 관련해 도움을 주실 거다. 내가 전반적인 부분들을 하는 걸로 얘기가 돼서 작년 11월부터 준비를 했다. 1월부터 구체적인 기획과 일정 등을 짜고 있는데 세부 프로그램은 어느 정도 디테일한 윤곽이 1차로 잡힌 상태다. &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그럼 정확한 직책은 어떻게 되는 건가?&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수석프로그래머 겸 집행위원장 내정자다. &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아무래도 국제영화제라고 하면 부산이나 부천, 전주 등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텐데 SF영화제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SF영화제 예산은 두 자리 수까지는 안 간다. (웃음) 극장도 일단은 과학관에 있는 600석 규모의 영화전용관 하나와, 아무래도 영화제인데 인근의 한두 군데를 더 섭외해볼 생각이다.&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상영작 프로그램의 규모는 어떤가?&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상영작 규모는 장편과 단편 모두 합해서 50편정도. 그 대신 부대행사를 다채롭게 꾸미려고 한다.&amp;nbsp; &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프로그램의 테마는 어떻게 정했나?&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2010년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생물 다양성의 해’다. 이를 고려해 올해 영화제 테마는 우주와 생명으로 잡았다. 담론적인 가치를 바로 반영하기에 적당한 테마는 아니다. 개인적으로 미래 사회의 전망 이러면 할 게 많은데 올해는 중립적인 행사로 갈 생각이고 내년에 담론을 형성할 수 있는 테마를 잡으려고 한다. &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한국에서 SF문화는 마니아적인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보다 중립으로 가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 &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그렇다. 일단은 한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영화제가 되고 싶다. 사실 SF는 그 스펙트럼이 좌에서부터 우까지 다양하다. 미국의 경우, 아이작 아시모프(&amp;lt;아이, 로봇&amp;gt;&amp;lt;파운데이션&amp;gt;)를 비롯한 일군의 작가들이 월남전 참전 반대 광고를 실으면 그 반대편에서 로버트 하인라인(&amp;lt;스타쉽 트루퍼스:우주의 전사&amp;gt;&amp;lt;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amp;gt;)을 포함한 몇몇 작가들이 찬성 광고를 싣기도 했다. &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현재 한국 사회가 처한 좌와 우의 이념 혼돈 속에서 흥미로운 주제가 될 법도 하다. (웃음)&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SF영화제가 SF안에도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우주와 생명이라는 큰 테마로 가기 때문에 다소 희석되지 않겠나. 다만 단편은 상대적으로 상업 장편영화에 비해 제약이 덜하기 때문에 뚜렷한 색깔을 가진 다양한 시각의 작품을 많이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 &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오히려 한국에서 만든 SF영화를 찾는 것이 더 힘들 것 같다. &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한국 SF영화 50년 회고’라는 주제로 섹션을 준비하고 있다. 왜 50년으로 잡았냐 하면, 한국 최초의 SF영화가 뭘까 라는 의문에서 한국영상자료원 DB를 검색해보니 1960년에 만들어진 &amp;lt;투명인의 최후&amp;gt;라는 작품이 나오더라. 근데 이 영화는 필름도 없고, 시나리오도 없고, 포스터 한 장만 달랑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amp;lt;투명인의 최후&amp;gt;를 최초라고 간주한다면 올해가 50년으로 딱 떨어지더라. 그렇더라도 한국 SF영화는 만화를 빼면 별로 없다. 그나마도 2000년대 이후 발표된 &amp;lt;지구를 지켜라&amp;gt;(2003) &amp;lt;괴물&amp;gt;(2006) &amp;lt;디 워&amp;gt;(2007) 등과 같은 작품이다. &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SF영화제가 과학관이니만큼 기술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구성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이곳에 ‘플라네타리움’(planetarium)이라고 천체투영관이 있다. 둥근 원형 돔 위에 별자리를 그대로 투영한 광경을 누워서 볼 수 있는 상영관이다. 요즘은 별자리만 투영하는 게 아니라 돔을 스크린 삼아서 극영화를 상영하기도 한다. 과천 과학관에 있는 플라네타리움은 전 세계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최대 규모의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 플라네타리움에서 상영하는 영화 프로그램 한 섹션이 전용으로 들어간다. 국내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플라네타리움용 영화를 많이 상영할 거다. 이를 위해 해외에서 열리는 플라네타리움 영화제도 갔다 올 예정이다. &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기존의 극장 시설과 상영 방식이 다른가?&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옛날에는 필름으로 상영했는데 요즘은 대부분 디지털로 상영한다. 원형 돔 안에 프로젝터가 여러 개가 있다. 플라네타리움 섹션은 다른 영화제와 확실히 차별되는 프로그램이 될 거다. &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3D가 최근 영화계의 화두인 것처럼 SF영화제는 플라네타리움을 전면에 내세워도 괜찮겠다. &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플라네타리움에서 상영할 수 있는 3D영화가 있나 찾아봐야겠는데. 그런 게 있으면 뉴스 되겠다. (웃음)&lt;BR&gt;&lt;BR&gt;&lt;BR&gt;&lt;STRONG&gt;SF(영화제)를 즐기는 좋은 방법이란?&lt;BR&gt;&lt;BR&gt;허&lt;/STRONG&gt; 국제영화제가 열릴 정도면 해당 장르에 대한 기반이 탄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인데 한국의 SF영화제는 SF문화를 알리는 일종의 첨병 역할을 하는 인상이 짙다. &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SF장르로만 한정지은 영화제는 외국에서도 큰 건 없다. 오히려 SF만 다루는 제일 큰 행사라면 SF 컨벤션(convention)이 있다. 그중에서 월드컨벤션은 1년 한 번씩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열리는 행사다. 주로 미국에서 열리고 재작년에는 일본, 그리고 작년에는 캐나다에서 열렸다. &amp;nbsp; &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한국의 부천이나 스페인의 시체스, 포르투갈의 판타스포르토 같은 판타스틱 영화제는 알고 있지만 SF만 특화한 영화제는 접한 적이 없다. &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SF만 개별화한 큰 규모의 영화제는 없다. 다만 ‘사이파이 런던’(Sci-Fi London &lt;a href=&quot;http://www.sci-fi-london.com/&quot;&gt;http://www.sci-fi-london.com/&lt;/a&gt;)이라는 SF영화제가 있다.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됐는데 매년 거듭하다보니까 규모가 꽤 커졌다. 매년 봄에 열리는데 2008년부터는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라고 가을에 짧게 또 하더라. 미국의 시애틀에도 SF단편영화제가 있다. &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한국의 SF영화제가 모델로 삼는 영화제가 있나?&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지금으로써는 없다고 본다. 사이파이 런던은 얘기만 듣고 아직 못 가봤는데 4월 말에 열린다. 올해는 가볼 생각이다. 프로그램도 프로그램이지만 전반적인 행사의 성격이나 운영 같은 것을 모니터 해보려고 한다. &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아무래도 SF영화제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니 만큼 지속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고민이 절실하겠다. &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맞다. 올 한 해만 하고 말 건 아니다. 개인적으로 SF영화제를 통해 한국 내에서 궁극적으로 추구하고 싶은 게 있다. 좁게는 SF영화, 넓게는 SF와 관련한 모든 분야의 한국적인 창작 역량을 강화하고 지원하는 플랫폼을 마련하고 싶은 바람이다. 만화든, 소설이든, 영화든, 그림이든 간에 한국에서 SF로 창작을 꿈꾸는 분들에게 외국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보여주고, 외국에서 작업하는 분들을 초청해 같이 워크숍도 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SF를 좋아하거나 과학 문화에 관심 있는 분들, 그리고 일반인들에게 영화제가 아니면 접하기 힘들었을 SF문화를 이 기회에 다양하게 펼쳐서 누리게 하고 싶다. &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영화제 준비 및 SF에 대한 관심을 일으키기 위한 사전 행사의 일환으로 SF영화 동호회 ‘사이네마토리움’을 만들고 오늘 그 첫 번째 행사로 신태라 감독(&amp;lt;7급 공무원&amp;gt;)의 &amp;lt;브레인웨이브&amp;gt;를 상영한다.&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한 달에 두 번, 첫째 주, 셋째 주 금요일 저녁에 상영회를 진행하는 것으로 프로그램을 잡았다. SF영화제가 정해진 기간에만 압축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1년 내내 상시적으로 가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서 그 일환으로 가장 먼저 생긴 거다. 한 달에 두 번 상영 중 한 편은 한국영화로 상영하고 가능하면 감독님을 초빙해서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난 사실 이번 영화제와 상관없이 작년부터 한국에서 SF영화를 만들고 싶어 하는 영화인들, 주로 단편영화 감독이나 작가들과 함께 SF영화를 제대로, 잘 만들기 위한 일종의 네트워크나 워크숍을 해봤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두어 번 정도 했지만 지속은 안 됐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다시 본격적으로 준비할 계획이고 이와 연계시킬 목적으로 정기상영회도 마련했다. &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국내 SF문화 특성상 질문의 대부분이 SF가 무엇이고, 일반인들에게 더 많이 알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와 같은 기본적인 사안에만 머물 수밖에 없어 아쉽더라. &lt;BR&gt;&lt;STRONG&gt;김노경 사무국장&lt;/STRONG&gt; 이번 영화제의 타깃 층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의 문제인 것 같다. SF영화제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아니라 교육과학기술부 소속의 행사라 학생과 아이들을 주 타깃으로 잡아야 하는 의무가 있다. 더불어서 일반인들에게는 어떻게 SF가 편안하게 다가갈 것인지 고민도 해야 한다. &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왜 사람들은 SF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까? 한국만의 현상인가?&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외국도 그렇다. 내 생각에 SF는 태생적으로 마이너리티일 수밖에 없는 문화다. 나는 늘 사람들이 SF에 대해서 갖고 있는 부정적인 선입관에 대해 세 가지를 얘기하는데 첫 번째가 아이들이나 보는 유치한 것, 두 번째는 과학기술을 알아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어려운 장르, 세 번째는 SF팬들 사이에서도 아직까지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건데, 과학적인 묘사라든가, 그런 쪽의 아이디어가 뛰어나면 다른 부분은 떨어져도 용서가 된다는 것. 심형래의 &amp;lt;디 워&amp;gt; 때문에 세 번째 선입관이 더 심화가 된 것 같은데 SF에서 과학만 강조되면 그건 SF가 아니라 사이언스인 거다. 특수효과 장면이 좋다, 그럼 스토리가 담긴 극영화가 아니라 특수효과 대모 필름인 거지. 그래서 이 세 가지 선입관을 가능하면 불식시킬 수 있는 감상꺼리를 일반 대중들에게 제공해주고 싶은 거다. 결코 아이들만 보는 장르가 아니라 진지한 거고, 과학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고, 과학적인 사실과 좀 틀려도 중요한 건 예술 창작 장르이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합리적으로 얼마나 정확도가 높은가는 둘째 문제고 상상력이 더 중요하다는 거다.&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이를 위해서라도 이번 SF영화제에는 한국의 모든 SF 관련자들이 참가해 SF에 대한 선입관을 희석시켜주면 좋겠다. &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당연히 국내에 계신 SF 유력 인사들이 와야지. SF영화제 명칭이 필름페스티벌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필름을 포함한 종합 페스티벌, 그냥 SF페스티벌인 거다. 나는 영화제의 실질적인 성격을 이걸로 본다. 영화제가 메인이되 사이드 디시들도 메인 못지않게 나름의 무게를 잡고 있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영화제 기간 동안 과천의 과학관에 오시면 SF와 관련한 모든 콘텐츠, 모든 사람들, 모든 경험들을 맛볼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다. &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현재 국내에는 ‘SF=박상준’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게 깨져야 한다고 본다. SF에도 새로운 인물이 계속해서 생겨나야 지금보다 저변도 넓어지고 문화적 깊이도 더 생겨날 수 있다. &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맞다, 정말 그렇다. 내 입으로 말해서 그렇지만 SF쪽에서 나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많이 아는 것도 아니다. 워낙 이쪽에 사람이 없다보니까 그런 거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는 뭘 하자고 제안이 들어오면 웬만해선 거절한다. 그럴 때마다 내가 내세우는 논리는 여기 또 박상준 들어가면 욕먹는다, 대신 다른 사람을 추천하는데 나름 풀(pool)이 적다. 예전에는 내가 등 떠밀려서 일을 했는데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사람이 없다보니까 나 말고도 등 떠밀려서 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결국 SF시장 규모가 작다보니까 그만큼 이걸로 생활할 수 있는 조건이 안 되는 거다. &amp;nbsp;&amp;nbsp; &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언제쯤이면 SF로 생활이 가능해지는 시절이 올까? (웃음)&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다른 시각에서 이 문제를 얘기하자면, 왜 우리나라에서 SF는 시장도 작고 저변도 얇고 대중화가 안 될까. 내가 볼 때는 무엇 하나 대박이라고 할 만한 것이 안 나와서 그렇다. 1990년대 초반 SF동호회 활동을 할 때만 해도 판타지 장르는 오히려 SF보다 훨씬 더 존재감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amp;lt;해리 포터&amp;gt; 나오고 &amp;lt;반지의 제왕&amp;gt; 영화 나오고, 그에 앞서 국내에서는 이우혁의 &amp;lt;퇴마록&amp;gt;, 그 다음에 이영도의 &amp;lt;드래곤 라자&amp;gt; 같이 국산 창작 판타지들이 많이 출간되고 갑자기 국내외 조건이 맞아 떨어지면서 확 커진 거다. 추리소설이야 이미 몇 십 년 전부터 그런 조건이 형성돼있었고. 근데 유독 SF만 스타작가가 안 나왔다. 그렇다고 스타작가가 아예 없었던 것도 아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amp;lt;신&amp;gt;&amp;lt;개미&amp;gt;)도 있고 마이크 크라이튼(&amp;lt;잃어버린 세계&amp;gt;&amp;lt;넥스트&amp;gt;)도 있다. 얄궂은 게 베르베르나 크라이튼 독자들은 책을 읽고 나면 ‘재밌네, 다른 SF도 봐야지’가 아니라 ‘베르베르랑 크라이튼의 다른 작품도 봐야지’가 된다. 그리고 이건 조금 미묘한 문제지만 한국에서도 골수 SF팬임을 자임하는 사람들은 베르베르나 크라이튼은 오소독스한 SF로 안 본다. &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SF에 대한 개념에 너무 집착하기 때문 아닌가?&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SF에 대한 개념은 그게 참, 세월이 갈수록 어려운 이야기다. 잘 모르는 사람들처럼 우주선 나오고 외계인 등장하는 작품이 SF라고 하면 틀리지 않은데 서양 사람들의 문학평론적인 말을 빌리자면, 상상문학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SF도 있고 판타지도 있다. SF와 판타지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과학적 논리성의 적용을 받느냐, 안 받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사실 SF와 판타지의 경계는 되게 모호하다. 아서 C.클라크(&amp;lt;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amp;gt;&amp;lt;라마와의 랑데부&amp;gt;) 같은 사람은 &amp;lt;스타워즈&amp;gt;를 두고 SF가 아니라고 한다. 빛의 속도로 가도 몇 백 년, 몇 천 년 걸리는 우주여행을 무슨 항공기 타고 왔다 갔다 하는 건 과학적으로 말이 안 되는 거다. &amp;nbsp; &amp;nbsp; &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사실 그렇게 따지면 조건을 충족할만한 SF는 몇 편 없게 될 텐데.&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그렇다, SF는 그런 식으로 적용을 할 수는 없다는 거다. 더군다나 더 헛갈리게 하는 것은 20세기 말부터 SF와 판타지와 주류의 순수문학의 하이브리드들이 나오는 거다. 모던 판타지라고 해야 할까. 영화중에서도 &amp;lt;존 말코비치 되기&amp;gt;(1999)라든가 &amp;lt;스트레인저 댄 픽션&amp;gt;(2006) 같은 작품은 SF는 아니고 판타지다. 그렇다고 우리가 알고 있는 하이 판타지처럼 검 나오고 마법 나오는 판타지도 아니다. 이런 이상한 모던 판타지들. 굳이 따지면 SF는 아니지만 내가 볼 때 그런 영화 중 어떤 작품은 SF영화제에서 상영해도 괜찮을 것 같다.&amp;nbsp; &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SF에 대한 개념에 대해서는 가변적인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스펙트럼의 한쪽 끝에 SF가 또 한쪽 끝에 판타지가 있는 것 같다. 나머지 모든 작품들은 그 선상 어딘가에 위치하는 거지. 모든 세상일들이 그렇듯이. (웃음) 내가 주장하고 싶은 건 SF는 어쨌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보다 더 넓은 시야를 갖게 해준다. 나무를 논할 때 논하더라도 큰 숲을 보는 시야를 갖는 게 궁극적으로 우리들의 미래에 더 바람직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만큼 문제를 잘 포착할 테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도 더 넓은 시야로 볼 수 있을 거고. 그리고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21세기로 들어오면서 과학 기술의 발달 속도는 인간의 생물학적인 세대교체 속도를 앞질러 버렸다. 이제는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 이런 시야를 가져야‘만’ 하는 것 같다. 과학기술은 이렇게 앞서가고 있는데 여전히 과거의 좁은 시야에 머물러 있으면 데드 엔드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이에 대한 역할 모델로 삼을 수 있는 지구상의 공동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추종하는 게 미국의 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구(舊)소련이 쓰러지고 나서 미국은 정치적으로든, 문화, 경제적으로든 독점적인 헤게모니를 거머쥐지 않았나. 내가 갖는 고민은 저대로 가도 될까 하는 의문인 거다. 굉장히 교묘하지 않나. 자유가 다 보장되는 건 맞지만 계급을 컨트롤하면서 거대한 우민화로 가는 시나리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SF쪽에서는 이런 담론들을 굉장히 구체적이면서 진지하게, 깊이 있게 계속해서 탐구하고 있는 것 같다.&amp;nbsp; &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예를 든다면?&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과학 기술의 발달이라는 변수가 마르크스나 레닌이 있을 당시만 해도, 산업혁명이 생산적인 발전에 쓰일 때 어떤 세상이 초래될 것인지에 대한 근시안적인 시점으로써 미래상을 그렸다면 지금은 생산력 발전으로 인한 사회의 변화를 넘어선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게 틀림없다. 그럼에도 여전히 20세기적 담론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SF작가들은 미리 포착을 하고 있다. 그런 점을 감안했을 때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SF에 대해 인식을 하고 SF에서 어떤 얘기들을 구체적으로 하고 있는지, 이를 통해 어떤 시야를 가질 수 있는지, 접했으면 하는 게 내가 원하는 바다. &lt;BR&gt;&lt;BR&gt;&lt;STRONG&gt;허&lt;/STRONG&gt; SF영화제가 왜 필요한지를 구구절절이 설명해주셨다. (웃음)&lt;BR&gt;&lt;STRONG&gt;박&lt;/STRONG&gt; 내가 어쩌다보니까 SF분야에서 일한 지 20년이 다 되가는데 초창기에는 나 역시도 작품 하나를 두고 SF냐, 아니냐를 따지는데 민감하기도 했고 집착도 했고 고집도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것 자체는 비본질적인 문제라는 결론을 내리고 그렇게 연연하지 않았다. 그냥 이야기를 즐기자, 작품을 즐기자. 이게 SF인지, 판타지인지는 필요하면 그때 가서 고민하고. (웃음) 그래서 영화제 오시는 분들도 재밌게 영화를 보고 행사를 즐겼으면 좋겠다. &amp;nbsp; &lt;FONT size=1&gt;사진 허남준&lt;/FONT&gt;&lt;BR&gt;&lt;BR&gt;&lt;BR&gt;&lt;/P&gt;
&lt;DIV style=&quot;TEXT-ALIGN: right&quot;&gt;&lt;div class=&quot;imageblock right&quot; style=&quot;float: right; margin-left: 10px;&quot;&gt;&lt;img src=&quot;http://ddanzimovie.com/attach/10/1206608689.jpg&quot; alt=&quot;사용자 삽입 이미지&quot; height=&quot;50&quot; width=&quot;150&quot; /&gt;&lt;/div&gt;&lt;BR&gt;딴지일보&lt;BR&gt;(2010.3.10)&lt;/DIV&gt;</description>
			<category>Interview</category>
			<category>SF</category>
			<category>SF국제영화제</category>
			<category>박상준</category>
			<author>(허남웅)</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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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http://www.hernamwoong.com/entry/2010-%EA%B5%AD%EC%A0%9CSF%EC%98%81%ED%99%94%EC%A0%9C-%EB%B0%95%EC%83%81%EC%A4%80#entry655comment</comments>
			<pubDate>Wed, 10 Mar 2010 23:03:55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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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lt;예언자&gt; 프랑스 감옥영화의 계보를 잇는 걸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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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P&gt;&lt;div class=&quot;imageblock center&quot; style=&quot;text-align: center; clear: both;&quot;&gt;&lt;img src=&quot;http://ddanzimovie.com/attach/10/1388312439.jpg&quot; alt=&quot;사용자 삽입 이미지&quot; height=&quot;254&quot; width=&quot;190&quot; /&gt;&lt;/div&gt;&lt;BR&gt;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amp;lt;예언자 Un Prophète&amp;gt;는 감옥영화의 마스터피스다.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이 영화는 2009년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3월 7일 열리는 올해의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 영화상 부문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 거론될 만큼 독보적인 만듦새를 뽐낸다. 하지만 국내 관객들에게 자크 오디아르는 생소한 감독일 뿐 아니라 &amp;lt;예언자&amp;gt;가 거둔 국제적 명성에 비해 이 걸작영화를 향하는 관심은 소수의 팬에게만 한정된 상황이다. 그래서 나는 이 지면을 자크 오디아르에 대한 간단한 소개이면서 &amp;lt;예언자&amp;gt;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몇 가지 관점에 관한 글로 채울 생각이다. &amp;nbsp; &amp;nbsp;&lt;BR&gt;&lt;BR&gt;&lt;BR&gt;&lt;STRONG&gt;첫 번째 관점, 인간으로 대하기&lt;BR&gt;&lt;BR&gt;&lt;/STRONG&gt;&amp;lt;예언자&amp;gt;는 자크 오디아르의 다섯 번째 장편영화다. 오디아르는 &amp;lt;그들이 어떻게 추락하는지 보라 Regarde les hommes tomber&amp;gt;(1994)로 데뷔한 이래 줄곧 범죄영화만 찍어왔다. 그에게 감옥이 배경인 영화는 언젠가 꼭 한 번은 다뤄야 할 소재였던 셈이다. &amp;lt;예언자&amp;gt;는 19살의 순진한 아랍청년 말리크(타하 라힘)가 감옥에 수감되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범죄 집단의 거물로 성장, 석방되어 감옥을 떠나는 순간 영화는 막을 내린다. 그러니까 수감된 동안 말리크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따라가는 것이 감독이 일차적으로 목적한 바다. &lt;BR&gt;&lt;BR&gt;막 수감될 때만 하더라도 말리크는 백치 같은 소년에 다름 아니었다. 감옥에 있는 동안 그는 글도 익히고, 계산도 배우며, 직업 교육도 받는다. 무엇보다 감옥에서 살아‘남는’ 법을 획득한다. 조용히 지내다 사회로 나가려던 말리크의 계획은 코르시카 마피아 두목 루치아니(닐스 아르스트럽)를 만나 완전히 뒤바뀐다. 아랍계 수감자를 살해하라는 협박에 못 이겨 살인을 저지르는 것. 말리크는 첫 번째 살인 이후 죄책감에 고통스러워하지만 이후 루치아니의 수하로 들어가 서서히 조직의 중요인물이 되어간다. &lt;BR&gt;&lt;BR&gt;자크 오디아르는 범죄를 다루되 이를 순수한 장르적 유희의 관점이 아닌 삶의 급격한 전환을 이루는 계기로 묘사해왔다. 예컨대, &amp;lt;내 마음을 읽어봐 Sur mes lèvres&amp;gt;(2001)에서 갓 출옥한 주인공이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몰락하는 과정을 그렸다면 &amp;lt;예언자&amp;gt;에서는 말리크가 감옥 내 생존의 피라미드 맨 밑바닥에서 가장 높은 꼭짓점에 오르는 과정을 집요하게 관찰한다. 감옥을 무대로 집요할 정도의 관찰을 통해 인간을 논하는 방식은 프랑스 감옥영화의 오랜 전통이다. &amp;lt;사형수, 탈옥하다&amp;gt;(1956)의 로베르 브레송이 감옥에서 탈출하는 주인공의 행동을 세세하게 묘사, 심리적 긴장감을 극대화해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를 드러낸 것처럼 자크 오디아르 역시 사건이 아닌 행동에 방점을 찍어 말리크를 지극히 인간적으로 대한다. &lt;BR&gt;&lt;BR&gt;프랑스 감옥영화가 인간을 묘사하는 방식은 할리우드 감옥영화와 정확히 대척점에 서있는 개념이기도 하다. 만약 당신이 감옥영화를 만든다고 할 때 재소자에게 ‘인간’을 끌어내고 싶다면 할리우드의 감옥영화처럼만 만들지 않으면 된다. 죄수를 기존 사회의 전복을 꿈꾸는 반(反)영웅으로 즐겨 묘사하는 건 할리우드의 장기다. 그래서 할리우드 감옥영화의 주인공은 인간이 아니라 캐릭터에 가깝다. (그럼 &amp;lt;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amp;gt;(1977)는 뭐냐고? 감독이 체코에서 막 넘어온 ‘밀로스 포먼‘이었음을 기억하시라.) 하지만 자크 오디아르는 말리크를 절대 영웅 취급하지 않는다. 인간 그 자체로 존재하도록 연출자의 관점을 철저히 배제한다. &amp;lt;예언자&amp;gt;는 말리크가 도대체 무슨 죄목으로 감옥에 수감됐는지 거기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죄는 미워해도 인간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처럼 자크 오디아르는 관객들이 말리크에게 편견을 갖지 않도록 감옥 안에서의 상황만을 제시한다. &lt;BR&gt;&lt;BR&gt;&lt;BR&gt;&lt;STRONG&gt;두 번째 관점, 사실주의로 바라보기&lt;BR&gt;&lt;BR&gt;&lt;/STRONG&gt;자크 오디아르 영화 속 주인공들이 겪는 삶의 굴곡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진행 방향에는 어떤 공통점이 발견된다. 오디아르 감독은 주인공이 원래 속한 세계와는 전혀 다른 환경을 충돌시켜 서서히 변화해가는 인물의 삶을 관찰하기를 좋아한다. &amp;lt;위선적 영웅 Un héros très discret&amp;gt;(1996)의 소심하고 조용한 남자는 영웅이 되고픈 마음에 레지스탕스 영웅이라고 입을 잘못 놀렸다 삶의 절벽에 다다르고 &amp;lt;내 심장을 건너뛴 박동 De battre mon coeur s&#039;est arrêté&amp;gt;(2005)의 주인공은 피아니스트를 꿈꾸었지만 아버지의 뒤를 이어 폭력이 판을 치는 불법 부동산 세계에 발을 담갔다가 인간 실격의 신세가 되고야 만다. &lt;BR&gt;&lt;BR&gt;오디아르의 세계는 심리적 교통사고의 다발 구역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인간의 성장과 삶의 변화를 논하되 극중 인물들을 특정한 환경에 몰아넣고 발밑으로 무수한 비극의 지뢰들을 깔아놓아 종국엔 파괴의 지경으로까지 내몬다. 그래서 그는 종종 범죄영화의 사디스트 같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자크 오디아르 왈, “인간의 조건을 탐구하는데 있어 갑작스러운 환경의 변화야말로 인간의 심리를 발가벗기기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이는 그의 영화가 장르적 형태를 취하되 순수 장르영화와는 일정 정도의 거리감을 취하는 결정적인 태도다. 오디아르가 극중 주인공이 속한 세계에 대한 실제에 가까운 재현을 전제하는 건 이 때문이다. &amp;lt;예언자&amp;gt;의 경우, 말리크의 삶을 관찰하기 위한 가장 필수적인 조건은 그가 수감된 감옥 환경에 대한 묘사인 것이다. &lt;BR&gt;&lt;BR&gt;이를 위해 오디아르 감독은 자크 베케르가 &amp;lt;구멍&amp;gt;(1960)에서 택한 방식을 그대로 차용했다. &amp;lt;구멍&amp;gt;은 공들인 탈옥 장면과 함께 그 과정에서 형성되는 인간성의 가치를 섬세하게 포착함으로써 걸작의 지위에 올랐다. 특히 자크 베케르는 작품의 사실성을 위해 실제 사건이 벌어졌던 형무소에서 장면 대부분을 촬영한 것은 물론 탈옥에 가담한 적 있는 이들에게 자문을 구한 것으로 유명하다. 자크 오디아르 역시 마찬가지로 수감 생활을 한 적 있는 닐스 아르스트럽을 루치아니 역에 캐스팅했고 전직 재소자를 고용해 영화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그리고 촬영 전 프랑스 여러 지역의 감옥을 찾아가 직접 접한 충격을 고스란히 &amp;lt;예언자&amp;gt;의 시나리오 속에 녹여냈다. &lt;BR&gt;&lt;BR&gt;코르시카 마피아가 교도관들의 비호 속에 호화 생활을 즐긴다던지, 수감된 몸으로 비리 변호사와 내통하여 바깥의 조직을 다스리고 부를 쌓는 모습 등은 거짓말 같지만 자크 오디아르가 직접 목격하고 전해들은 프랑스 감옥의 현재다. 오리지널 시나리오에서 말리크는 인간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악마 그 자체였으나 오디아르는 백지 같은 인물로 재설정했다. 환경은 인간을 지배하기 마련인데 하얀 도화지와 같은 말리크가 무법천지의 상황에 놓이면 생존을 위해 필사적일 수밖에 없고 이를 통해 눈에 띄는 성장의 변화를 읽어낼 수 있었던 까닭이다. (오디아르는 전작에서 마티유 카소비츠, 뱅상 카셀, 로망 뒤리 등 스타 배우를 기용한 것과 달리 &amp;lt;예언자&amp;gt;에서는 무명에 가까운 타하 라힘을 캐스팅했다. 관객이 어떤 선입견도 없이 말리크를 바라보도록 한 의도였다.)&lt;BR&gt;&lt;BR&gt;흥미로운 것은 그럼으로써 우리는 말리크에 대해 도덕적으로 비난하기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6년의 수감생활 동안 순진한 청년에서 조직의 거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는 말리크에게 우리가 들이댈 수 있는 도덕적 잣대란 감옥에서의 생존 규칙이나 다름없다. 그런 점에서 &amp;lt;예언자&amp;gt;를 감옥영화의 윤리에 대한 영화라고 표현해도 괜찮을 성 싶다. 말리크는 오로지 살기 위해 살인하고, 동료를 고발하며, 조직을 배신함으로써 감옥에서의 윤리를 체화하는 인물인 것이다. 좀 거칠게 비유하자면 &amp;lt;예언자&amp;gt;는 할리우드 감옥영화에 대한 안티테제 혹은 수정주의 작품이랄 수 있는데 그것은 결국 환경을 다루는 사실과 허구의 차이에서 기인한다.&amp;nbsp; &lt;BR&gt;&lt;BR&gt;&lt;BR&gt;&lt;STRONG&gt;세 번째 관점, 순환론적 운명으로 이해하기&lt;/STRONG&gt; &lt;BR&gt;&lt;BR&gt;&amp;lt;예언자&amp;gt;의 마지막 장면은 관객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말리크가 감옥에서의 윤리학을 체득한 끝에 거물급 조직원이 되어 출소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해피엔딩? (할리우드 영화가 아니다!) 인간승리? (전기(傳記)영화도 아니다!) 감독이 주인공에게 표하는 최소한의 동정심? (프랑스 작가들의 자존심을 아직도 모르나!) 이에 대한 질문은 사실적으로 흐르는 극 중간에 별안간 끼어드는 초현실주의적 장면의 의도에 대해 의문을 갖는 것과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lt;BR&gt;&lt;BR&gt;말리크가 감옥에서 처음 살인을 저지른 이후 피해자의 유령은 그의 곁을 맴도는 것처럼 보인다. 그의 이름은 레예브(히켐 야쿠비). 코르시카 마피아가 저지른 범죄에 대한 불리한 증언자라는 이유로 루치아니의 사주를 받은 말리크의 손에 죽게 된 인물이다. 레예브의 유령은 말리크가 심리적 압박에 괴로워할 때마다 불쑥 나타나곤 하는데 그렇다고 그를 원망하거나 죄를 따져 묻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유령은 말리크에게 있어 시시각각 조여 오는 압박에 한줄기 불빛이나마 구원의 순간을 제공해주는 존재에 가깝다.&lt;BR&gt;&lt;BR&gt;하지만 말리크와 레예브가 함께 함으로써 빚어지는 초현실적인 순간, 즉 산자와 죽은 자, 박해와 구원의 도상은 이 둘을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넘어선 하나의 생사에 관한 은유로 빚어낸다. 이를 통해 우리는 말리크의 운명을 희미하게나마 점쳐 볼 수 있다. 말리크와 레예브가 같은 아랍계이면서 적대적이었던 것처럼 범죄 집단으로 구체화되는 감옥 안에서의 유대라는 것은 단지 편의상의 개념일 뿐이다. &amp;lt;예언자&amp;gt;가 그려내는 감옥 내의 코르시카 마피아 조직과 집시 마약상, 그리고 아랍계 범죄조직과의 관계는 사실 프랑스 주류에서 밀려난 이민족들이 형성한 그들 간의 피라미드에 다름 아니다. 다만 이들은 선택받지 못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같은 운명일 수밖에 없다.&amp;nbsp; &lt;BR&gt;&lt;BR&gt;&amp;lt;예언자&amp;gt;는 결국 프랑스 주류에서 밀려난 이들의 순환론적 운명에 관한 영화다.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와서, 마지막 장면이 말하는 의도는 결코 해피엔딩도, 인간 승리도, 그렇다고 감독이 자신의 인물에게 품은 동정심의 발로도 아니다. 오히려 말리크의 성장에 마침표를 찍는 상징적 장면으로 이해하는 편이 옳다. 그렇다면 유령 레예브는 말리크의 운명을 형상화한 ‘예언’이 되는 셈이다. 안 그래도 이 영화의 제목은 ‘예언자’ 약간의 예언을 더 허용한다면, 말리크가 바깥세상에서 평탄한 삶을 이뤄낼 것 같지는 않다. 오디아르의 세계를 감안해 보건데 다시 감옥에 들어와 레예브처럼 애송이의 손에 목숨을 잃은 뒤 유령으로 나타나 또 다른 말리크의 운명을 예언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lt;BR&gt;&lt;BR&gt;다만 그렇게 이들의 운명을 점칠 수 있다고 해서 말리크 같은 인물의 인간적 가치는 논할 필요가 없는 걸까. 자크 오디아르는 오히려 그런 이유 때문에 &amp;lt;예언자&amp;gt;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꼈다. “말리크는 위대한 사람이다. 영화 속에서 드러난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았다면 그 누구도 말리크의 삶에 대해 잘못됐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는 극악의 환경에서 잉태된 폭력적인 분위기 속에서 지혜를 발휘해 삶의 본능을 지켜냈다. 이야말로 우리가 배워야할 삶의 자세다.” 범죄자란 이유로 소외되고 도구시 당하는 수많은 말리크들에게 영화에서만이라도 인간의 가치를 복권시킬 필요성을 느낀 것. 그럼으로써 오디아르는 감옥영화와 같은 범죄물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경지의 작품을 만들어냈다. &lt;BR&gt;&lt;BR&gt;&lt;/P&gt;
&lt;DIV style=&quot;TEXT-ALIGN: right&quot;&gt;&lt;div class=&quot;imageblock right&quot; style=&quot;float: right; margin-left: 10px;&quot;&gt;&lt;img src=&quot;http://ddanzimovie.com/attach/10/1218606345.gif&quot; alt=&quot;사용자 삽입 이미지&quot; height=&quot;55&quot; width=&quot;153&quot; /&gt;&lt;/div&gt;&lt;BR&gt;무비스트&lt;BR&gt;(2010.3.7)&lt;/DIV&gt;</description>
			<category>Critic</category>
			<category>2009</category>
			<category>Un Prophète</category>
			<category>예언자</category>
			<category>자크 오디아르</category>
			<category>프랑스</category>
			<author>(허남웅)</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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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08 Mar 2010 12:34:32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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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lt;밀크&gt; 하비 밀크의 시대를 희망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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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P&gt;&lt;div class=&quot;imageblock center&quot; style=&quot;text-align: center; clear: both;&quot;&gt;&lt;img src=&quot;http://ddanzimovie.com/attach/10/1286063437.jpg&quot; alt=&quot;사용자 삽입 이미지&quot; height=&quot;277&quot; width=&quot;190&quot; /&gt;&lt;/div&gt;&lt;BR&gt;구스 반 산트 감독은 1998년 이미 하비 밀크와 관련한 영화를 기획한 적이 있다. &amp;lt;The Mayor of Castro Street&amp;gt;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 프로젝트를 위해 구스 반 산트는 하비 밀크 역에 숀 펜, 정적인 댄 화이트 역에 톰 크루즈를 캐스팅 물망에 올려놓고 워너브러더스사의 제작 승인을 기다렸다. 하지만 워너브러더스는 어쩐 일인지 제작을 망설였고 그렇게 표류하던 하비 밀크 프로젝트는 2008년 새롭게 &amp;lt;밀크&amp;gt;라는 제목으로 완성되어 개봉하기에 이르렀다. &lt;BR&gt;&lt;BR&gt;&lt;BR&gt;&lt;STRONG&gt;&amp;lt;엘리펀트&amp;gt;, &amp;lt;라스트 데이즈&amp;gt;와는 다른 연출&lt;/STRONG&gt;&lt;BR&gt;&lt;BR&gt;&amp;lt;밀크&amp;gt;라는 제목은 미국 최초의 커밍아웃한 게이 정치가 하비 밀크(Harvey Milk)에게서 따왔다. 영화는 하비(숀 펜)가 뉴욕에서 만난 애인 스코트 스미스(제임스 프랭코)와 샌프란시스코에 터를 잡은 1970년부터 전직 시의원 댄 화이트(조쉬 브롤린)에게 살해당하는 1978년까지를 다룬다. 하비가 샌프란시스코의 시의원이 되는 과정과 시의원이 된 후 정치적인 활약상에 집중하는 영화를 하나의 흐름으로 꿰는 건 유서를 녹음하는 하비 밀크의 음성이다. &lt;BR&gt;&lt;BR&gt;1970년대 샌프란시스코를 거점 삼은 게이 커뮤니티와 관련한 뉴스클립과 다큐멘터리 화면으로 오프닝을 여는 &amp;lt;밀크&amp;gt;가 보여주는 첫 장면은 죽음을 예감한 하비 밀크가 뒤에 남을 동료들에게 남기는 전언이다. 녹음기를 앞에 두고 “지금 녹음하는 이야기는 내가 죽은 후 듣게 될 것이다.”라고 시작하는 하비 밀크의 차분하지만 단호한 음성은 이 영화가 죽은 자가 아니라 산 자의 이야기임을 알리는 선언에 가깝다. (이와 관련한 얘기는 뒤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하기로 하고.) 이는 또한 감독의 영화적 선언처럼 들리기도 하는데 &amp;lt;밀크&amp;gt;가 구스 반 산트의 최근 몇 작품과는 확연히 차별되는 구성을 띤다는 점에서 그렇다. &lt;BR&gt;&lt;BR&gt;감독은 이미 전작 &amp;lt;엘리펀트&amp;gt;(2003) &amp;lt;라스트 데이즈&amp;gt;(2005)를 통해 죽음을 앞둔 이들의 이야기를 보여준 적이 있다. 구스 반 산트는 죽음을 전후한 순간이야 말로 그 사람에 대한 진심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결정적인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죽음을 지렛대 삼아 인물을 보여주는 방식은 &amp;lt;밀크&amp;gt;와 전작들 간에 큰 차이를 보인다. &amp;lt;엘리펀트&amp;gt;와 &amp;lt;라스트 데이즈&amp;gt;가 파편화된 이미지로 시어(詩語)에 가까운 영화 언어를 구사한다면 &amp;lt;밀크&amp;gt;의 언어는 인물을 미화하지 않고 신화화하지 않는 객관적인 기록에 가깝다. 아마도 이 차이는 해당 인물(혹은 사건)이 사회와 맺고 있는 관계의 성격에서 기인한 바가 클 것이다. &lt;BR&gt;&lt;BR&gt;예컨대, &amp;lt;엘리펀트&amp;gt;와 &amp;lt;라스트 데이즈&amp;gt;가 각각 다루고 있는 콜럼바인 고등학교 총격 사건과 커트 코베인의 죽음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 진실에 대해서는 누구도 제대로 알고 있는 바가 없는 사안에 속한다. 반면 하비 밀크의 공식적인 시의원 활동은 채 1년이 되지 않지만 그가 남긴 유산의 정체는 뚜렷해 관객은 이 영화가 주는 의미를 어렵지 않게 잡아낼 수 있다. 하여 &amp;lt;엘리펀트&amp;gt;와 &amp;lt;라스트 데이즈&amp;gt;가 다수의 주관적인 시점과 몇 가지 행적을 토대로 한 재구성에 가깝다면 &amp;lt;밀크&amp;gt;는 사료 고증에 철저한 재현, 즉 다큐멘터리의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다.&amp;nbsp; &lt;BR&gt;&lt;BR&gt;&lt;BR&gt;&lt;STRONG&gt;숀 펜 생애 최고의 연기&lt;BR&gt;&lt;BR&gt;&lt;/STRONG&gt;&amp;lt;밀크&amp;gt;는 한편으론 극영화가 다큐멘터리적인 구성을 취할 때 ‘배우는 어떤 연기를 펼쳐야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모범답안이라 할만하다. &amp;lt;밀크&amp;gt;처럼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작품에서 배우는 배역을 자기화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 그 자체가 되는 것이 필수적이다. 구스 반 산트가 하비 밀크 역에 숀 펜 외에는 생각하지 않았던 건 그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인물에 깊숙이 개입하는 배우로 정평이 나있기 때문이다. 구스 반 산트의 표현을 빌리자면, “숀 펜 외에는 없었다. 그가 맡아야 했고 실제로 해냈다. 실제 하비 밀크라고 해도 믿을 만큼 그는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lt;BR&gt;&lt;BR&gt;숀 펜은 늘 캐릭터에 동화되는 연기를 펼치는 까닭에 자신을 버리는데 익숙하다. &amp;lt;칼리토&amp;gt;의 ‘곱슬머리’ 변호사나 &amp;lt;아이 엠 샘&amp;gt;의 ‘지체장애’ 아버지처럼 외양의 변화에서 특히 두드러지는데 그중 하비 밀크의 외모는 원래 숀 펜이 가지고 있는 선 굵은 외모에 ‘포샵’ 처리를 한 것처럼 역설적이게도 가장 격한(?) 변신에 속한다. 다만 두드러진 외모적 변화만이 아니더라도 소수자인 게이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대변자로 나선 하비 밀크에게서 숀 펜의 모습을 떠올리는 건 무척이나 자연스럽다. 조지 W.부시 정부의 비도덕성을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를 누구보다 안타까워한 숀 펜의 ‘진보적’이고 ‘인간적’인 면모는 그대로 하비 밀크에게로 겹쳐진다.&lt;BR&gt;&lt;BR&gt;이처럼 캐릭터의 모습에는 배우의 특징적인 이미지가 필연적으로 따르기 마련이다. 그것이 외모일수도, 평소 성격일수도 있지만 숀 펜에게는 활동가적인 기질에서 드러나는 자기 확신에 찬 신념이다. 다만 “나의 정치적 감정이 극중 하비 밀크와 연결되는 것을 경계했다.”는 숀 펜의 말처럼 그는 특정 영화의 출연으로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는 것을 경계하는 쪽이다. 다시 말해, 하비 밀크를 연기했다는 이유로 게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로지 하비 밀크가 되려했을 뿐. &amp;nbsp;&amp;nbsp; &lt;BR&gt;&lt;BR&gt;&amp;lt;칼리토&amp;gt; 이후의 숀 펜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기억된다. 맡은 배역에 대한 존중과 이해심을 전제한 그의 변신은 캐릭터적인 볼거리가 아니라 인간 그 자체를 보여준다. 인물이 가진 배경을 넘어 아예 우주를 끌어안으려는 태도는 인간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그의 필모그래프에서 소수자 캐릭터가 1990년대부터 집중된 건 우연이 아니다. 그 정점에 바로 &amp;lt;밀크&amp;gt;가 있다. 숀 펜은 하비 밀크의 페르소나로 완벽히 변신하여 연기로써 대중을 압도하고 감동을 준다. (그리고 2009년 숀 펜은 &amp;lt;미스틱 리버&amp;gt;에 이어 생애 두 번째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lt;BR&gt;&lt;BR&gt;&lt;BR&gt;&lt;STRONG&gt;&amp;lt;밀크&amp;gt;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lt;/STRONG&gt; &lt;BR&gt;&lt;BR&gt;글머리에 스치듯 언급했지만 &amp;lt;밀크&amp;gt;는 이미 미국에서 2008년 개봉이 이뤄졌다. 국내 관객들에게는 2년 늦게 찾아온 셈인데 오히려 비상식이 판을 치는 지금의 한국 사회를 겨냥한 것 마냥 꽤나 적절한 시기에 찾아온 모양새다. 안 그래도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 하비 밀크의 죽음에 슬퍼하고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 나와 촛불 행진을 벌이는 모습은 어쩔 수 없이 우리가 거쳤던, 그리고 ‘다시’ 거쳐야할 행보를 떠오르게 한다. 이 장면 위로 흐르는 하비 밀크의 내레이션은 &amp;lt;밀크&amp;gt;가 보편적인 이야기이면서 현재진행형인, 즉 국경과 시간을 초월한 바로 지금 여기의,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lt;BR&gt;&lt;BR&gt;“지난 주 펜실베니아에서 전화가 왔다. 앳된 목소리의 청년이 고맙다고 말했다. 게이 정치가가 필요한 건 그래서다. 그와 같은 수많은 젊은이들이 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을 갖고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갖도록 ... (중략) ... 이건 개인의 성취 문제도 아니고 자아나 권력의 문제도 아니다. 이건 ‘우리’의 문제다. 게이 뿐 아니라 흑인과 동양인, 노인과 장애인, 바로 우리의 문제다. 희망이 없으면 ‘우리’는 무너진다. 희망만 갖고는 살아갈 수 없지만 희망이 없으면 삶은 가치가 없다. 그리하여 당신이 그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lt;BR&gt;&lt;BR&gt;&amp;lt;밀크&amp;gt;는 전기(傳記)영화의 형태를 띠지만 결국엔 산 자의 이야기다. 하비 밀크의 죽음으로 그의 육체는 산화했지만 그가 뿌린 저항과 연대의 씨앗은 더 나은 삶을 향한 희망으로 뿌리내렸다. 다만 그 기록이랄 수 있는 &amp;lt;밀크&amp;gt;가 한국과 미국에서 점하는 사회적 지표는 각국의 대통령이 꿈꾸는 이념적 지향만큼이나 거리감이 크게만 보인다. 사실 &amp;lt;밀크&amp;gt;의 미국 개봉은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선출되기 전이었지만 이미 유력한 상황에서 소수자의, 소수자에 의한(구스 반 산트 감독이 게이라는 사실은 유명하다.), 소수자를 위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오바마 시대에 대한 영화였다.&amp;nbsp; &lt;BR&gt;&lt;BR&gt;그런 &amp;lt;밀크&amp;gt;가 MB시대의 한국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국내에서 개봉하는 &amp;lt;밀크&amp;gt;는 ‘MB시대를 이겨내는 방법’ 혹은 ‘MB시대를 근절하는 방법’에 대한 영화라고 할만하다. 젊은 세대에게 상식이 통하고 대화가 통하는 사회를 물려주기 위한 희망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MB시대를 버티는 이유이고 또한 버텨야 하는 당위다. 비상식과 일방적인 명령에 맞선 연대와 저항은 기득권의 폭력을 불러올지언정 그로 인해 흘린 피와 죽음은 지금 이 시대를 이겨낼 수 있는 희망을 가능케 한다. 그렇다면 우리도 언젠가 &amp;lt;밀크&amp;gt;와 같은 영화를 만들 날이 오지 않을까. 다만 오래 걸리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lt;BR&gt;&lt;BR&gt;&lt;/P&gt;
&lt;DIV style=&quot;TEXT-ALIGN: right&quot;&gt;&lt;div class=&quot;imageblock right&quot; style=&quot;float: right; margin-left: 10px;&quot;&gt;&lt;img src=&quot;http://ddanzimovie.com/attach/10/1268608543.jpg&quot; alt=&quot;사용자 삽입 이미지&quot; height=&quot;50&quot; width=&quot;150&quot; /&gt;&lt;/div&gt;&lt;BR&gt;딴지일보&lt;BR&gt;(2010.3.3)&lt;/DIV&gt;</description>
			<category>Critic</category>
			<category>2008</category>
			<category>Milk</category>
			<category>구스 반 산트</category>
			<category>미국</category>
			<category>밀크</category>
			<category>숀 펜</category>
			<author>(허남웅)</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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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Fri, 05 Mar 2010 01:35:21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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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숀 펜, 연기를 인간의 경지로 끌어올리다</title>
			<link>http://www.hernamwoong.com/entry/%EC%88%80-%ED%8E%9C-%EC%97%B0%EA%B8%B0%EB%A5%BC-%EC%9D%B8%EA%B0%84%EC%9D%98-%EA%B2%BD%EC%A7%80%EB%A1%9C-%EB%81%8C%EC%96%B4%EC%98%AC%EB%A6%AC%EB%8B%A4</link>
			<description>&lt;P&gt;&lt;div class=&quot;imageblock center&quot; style=&quot;text-align: center; clear: both;&quot;&gt;&lt;img src=&quot;http://ddanzimovie.com/attach/10/1290308200.jpg&quot; alt=&quot;사용자 삽입 이미지&quot; height=&quot;585&quot; width=&quot;389&quot; /&gt;&lt;/div&gt;&lt;BR&gt;2008년 칸국제영화제 취재차 프랑스 칸을 방문했다가 숀 펜을 본 기억이 있다. 음, 직접 대면한 건 아니고 경쟁부분 심사위원들의 공개 기자회견 장소에서였다. 그 해의 심사위원장은 바로 숀 펜이었는데 나탈리 포트먼, 알폰소 쿠아론 등 쟁쟁한 심사위원들 가운데서도 스포트라이트는 유독 그에게로만 모아졌다. 그 자리에 모인 많은 기자들은 정치적인 견해를 드러내는데 거리낌이 없는 숀 펜에게서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던 부시에 대한 ‘독설’을 듣고 싶어 했다.&amp;nbsp; &lt;BR&gt;&lt;BR&gt;숀 펜은 기자들의 기대감을 배신하지 않았다. “부시 정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정치라는 용어를 야만스럽게 만든 부시가 부끄럽다.”고 얘기했다. 이에 “그것이 이번 영화제의 경쟁부문 심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으냐?”는 우문에 대해서는 “세상이 점점 이기적으로 변해가고 소통이 단절되면서 영화는 더욱 중요한 매체가 됐다.”고 현답으로 응수했다. &lt;BR&gt;&lt;BR&gt;&lt;BR&gt;&lt;STRONG&gt;하비 밀크의 페르소나가 되다&lt;BR&gt;&lt;BR&gt;&lt;/STRONG&gt;숀 펜은 삶의 가치관이 그대로 영화의 필모그래프에 나이테처럼 새겨지는 배우다. 영화의 안과 밖 행동이 전혀 구별되지 않는 그는 배우 생활이 곧 정치임을 증명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amp;lt;밀크&amp;gt;(2008)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숀 펜의 수상 소감은 이를 잘 보여준다. 자신이 연기한 극중 게이 정치가 하비 밀크의 목소리와 몸짓을 빌려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이들이 반성해야할 시간이군요. 계속 동성결혼 반대를 지지할 생각이신가요? 후손들이 당신들을 부끄럽게 여길 겁니다. 우리는 누구나 평등할 권리를 가지고 있거든요.”라고 피력한 것. &lt;BR&gt;&lt;BR&gt;구스 반 산트 감독이 연출한 &amp;lt;밀크&amp;gt;는 미국 최초의 커밍아웃한 게이 정치가 하비 밀크가 샌프란시스코 시장으로 활동하다 살해당하기까지의 정치적 이력을 다룬다. 소수자인 게이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대변자로 나서고 이들의 인권을 제한하는 보수주의 기독교 세력에 맞서는 하비 밀크에게서 숀 펜의 모습을 떠올리는 건 자연스럽다. 이라크 전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조지 W.부시 정부의 비도덕성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며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를 누구보다 안타까워한 숀 펜의 ‘진보적’이고 ‘인간적’인 면모는 그대로 하비 밀크에게로 겹쳐진다.&amp;nbsp; &lt;BR&gt;&lt;BR&gt;그런 점 때문에 &amp;lt;밀크&amp;gt; 출연이 당연히 하비 밀크와의 정치적 신념을 공유하는 성향 때문이라고 쉽게 분석할 수 있겠지만 숀 펜의 속내는 좀 더 복잡하다. “나의 정치적 감정이 극중 하비 밀크와 연결되는 것을 경계했다. 다만 내가 도전해볼만한 캐릭터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출연을 승낙한 결정적인 이유라면 구스 반 산트다. 구스와 같은 예술가와의 환상적인 작업을 두고 이리저리 재는 연기자는 없을 것이다.” 그의 말마따나, 숀 펜의 필모그래프에서 진보적인 성향의 캐릭터는 의외로 적다. 오히려 타락한 정치인(&amp;lt;올 더 킹즈 맨&amp;gt;(2006))이나 대통령 암살 모의자(&amp;lt;대통령을 죽여라&amp;gt;(2004)), 부패한 변호사(&amp;lt;칼리토&amp;gt;(1993))와 같은 사회악에 기반을 둔 캐릭터가 더 눈에 띈다. &lt;BR&gt;&lt;BR&gt;그럼에도 숀 펜이 연기한 캐릭터마저 진보적인 인물로 착각(?)하게 만드는 건 옳다고 믿는 가치를 옹호하고 지켜내는 급진적 성향이 그의 연기 속에 고스란히 배어나는 탓이다. 구스 반 산트가 할리우드를 통틀어 연설에 가장 능한 배우로 숀 펜을 꼽고 하비 밀크 역에 캐스팅한 사실은 유명하다. 실제로 &amp;lt;올 더 킹즈 맨&amp;gt;에서 정치인 윌리 스탁으로 출연한 숀 펜이 펼치는 연설은 내용을 떠나 감동적이고 호소력이 넘친다. 그것은 극중 윌리 스탁의 특징이면서 영화 바깥에서의 숀 펜의 장기이기도 하다. 2008년 칸영화제에서의 기자회견이나 2009년 아카데미에서의 수상 소감은 이를 증명하고도 남는다. &lt;BR&gt;&lt;BR&gt;배우가 영화 안팎에서 쌓은 이미지는 캐릭터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바탕으로 작용한다. 선한 역할이든, 악한 역할이든 캐릭터의 모습에는 배우의 특징적인 이미지가 필연적으로 따르기 마련이다. 그것이 외모일수도, 평소 성격일수도 있지만 숀 펜에게는 활동가적인 기질에서 드러나는 자기 확신에 찬 신념이다. 그가 연기한 배역은 게이 정치가(&amp;lt;밀크&amp;gt;), 전직 갱단 출신의 딸을 잃은 아버지(&amp;lt;미스틱 리버&amp;gt;(2003)), 지적 장애인(&amp;lt;아이 엠 샘&amp;gt;(2001)), 사형을 앞둔 죄수(&amp;lt;데드맨 워킹&amp;gt;(1995)) 등 스펙트럼이 천차만별이지만 의지를 굽히지 않는 캐릭터라는 점에서는 한결 같았다. &lt;BR&gt;&lt;BR&gt;이처럼 숀 펜은 특정 영화의 출연으로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지 않는다. 다만 그의 연기 이면에서 물안개처럼 피어오르는 의지와 신념은 그의 활동가적인 면모를 더욱 고결한 차원으로 승화한다. &amp;lt;밀크&amp;gt; 역시 다르지 않다. 숀 펜은 하비 밀크를 연기했다는 이유로 게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로지 하비 밀크가 되려했을 뿐. 숀 펜은 하비 밀크의 페르소나로 완벽히 변신하여 연기로써 대중을 압도하고 감동을 주는 것이다. &lt;BR&gt;&lt;BR&gt;&lt;BR&gt;&lt;STRONG&gt;예술가의 피를 물려받다&lt;BR&gt;&lt;BR&gt;&lt;/STRONG&gt;숀 펜이 가진 연기관은 조지 클루니와 비교할 때 더욱 선명해진다. 조지 클루니는 숀 펜과 함께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반골 기질의 배우로 유명하다. 앞장 서 부시를 반대했고 오바마의 당선을 누구보다 기뻐했으며 요즘도 연일 수단 다푸르 지역의 난민 인권을 위해 도움을 호소하는 조지 클루니의 입장을 숀 펜에게 치환하더라도 전혀 어색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들이 정치적인 태도를 영화로 가져오는 방식은 판이하다. 숀 펜은 앞서 밝힌 바, 연기와 정치를 굳이 구분하지 않는 것에 반해 조지 클루니는 어느 정도 삶과 정치를 구분해 영화에 임하는 자세를 보인다. &lt;BR&gt;&lt;BR&gt;&amp;lt;시리아나&amp;gt;(2005)와 &amp;lt;굿나잇 앤 굿럭&amp;gt;(2005)처럼 노골적으로 미국의 부시 정부를 겨냥한 영화에 출연(하고 감독)하는 한편으로 ‘오션스’ 시리즈처럼 절친한 동료들과의 화합과 재미를 위해 연기를 하기도 하는 것. 그와 달리 숀 펜은 일시적인 외도의 차원으로라도 영화를 스스로의 재미를 위한 수단으로 삼지 않는다. 깊은 속사정까지야 헤아릴 수 없는 노릇이지만 숀 펜의 가정사는 이에 대한 하나의 단서가 되어줄 만하다. 그는 영화의 피를 물려받았다. 아버지 레오 펜(Leo Penn)은 TV와 영화를 넘나들며 1990년대 중반까지 왕성한 활동을 펼친 연출자였고 어머니 에이린 라이언(Eileen Ryan)은 지금도 활동 중인 현역 연기자이며 동생 크리스 펜은 &amp;lt;저수지의 개들&amp;gt;(1992), &amp;lt;트루 로맨스&amp;gt;(1994), &amp;lt;퓨너럴&amp;gt;(1996)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였다. (2006년 심장 비대증으로 사망했다.)&amp;nbsp; &lt;BR&gt;&lt;BR&gt;사실 숀 펜의 꿈은 연기보다 연출에 있었다. 아버지를 보며 연출의 꿈을 키웠던 그는 배우 활동 중간 중간 &amp;lt;인디언 러너&amp;gt;(1991)를 시작으로 &amp;lt;인투 더 와일드&amp;gt;(2007)까지 4편의 장편을 연출하고 1편의 옴니버스영화에 참여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숀 펜이 아버지 레오 펜에게서 직접적으로 배운 가치라면 자신의 신념을 굳히지 않는 강인한 정신이다. 러시아 혈통을 물려받은 레오 펜은 매카시 시절 타협하지 않는 정치적 신념으로 블랙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는데 그가 견디었던 고생에 대해 숀 펜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곤 했던 것이다. 1960년 캘리포니아 산타 모니카에서 태어나 플라워 파워(Flower Power 히피족 사상의 중심인 사랑과 평화의 슬로건)의 세례를 듬뿍 받으며 자란 그에게 더해진 아버지의 영향은 그대로 지금에 남았다.&amp;nbsp; &lt;BR&gt;&lt;BR&gt;하비 밀크의 정치 활동은 겉보기엔 우연한 기회로 이뤄졌다. 사랑하는 애인의, 친구의, 이웃의 인권이 유린당하는 부조리한 상황에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으로 정치에 뛰어든 건 하비 밀크에게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하비 밀크의 사랑에 대한 실천이 정치라는 형태로 이뤄진 것처럼 숀 펜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자기 확신은 자연스럽게 신념에 찬 연기로 승화했다. 그에게 연기는 삶도, 정치도, 그리고 재미도 초월한 예술의 한 종류다. 예술의 목적이 천변만화한 형태로 대중을 놀라게 하는 것이라면 숀 펜이야말로 예술가의 전형이라 할만하다. &lt;BR&gt;&lt;BR&gt;그는 감독 불문, 장르 불문, 국적 불문, 그리고 역할 불문 자신의 예술혼을 자극하는 역할이라면 까다롭게 조건을 따지지 않는다. &amp;lt;밀크&amp;gt; 이후 4편의 영화가 개봉을 기다리거나 촬영을 앞두고 있는데 덕 리먼의 &amp;lt;페어 게임&amp;gt;은 이라크 전의 비리와 관련한 정치 스릴러물이고 브래드 피트와 함께 출연하는 &amp;lt;트리 오브 라이프 The Tree of Life&amp;gt;는 거장 테렌스 멜릭의 작품이며 &amp;lt;디스 머스트 비 더 플레이스 This must be the Place&amp;gt;는 &amp;lt;일 디보&amp;gt;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한 이탈리아 출신의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 작품이다. 그리고 &amp;lt;쓰리 스투지스 The Three Stooges&amp;gt;는 그 악명 높은(!) 패럴리 형제의 코미디인 것이다. &lt;BR&gt;&lt;BR&gt;&lt;BR&gt;&lt;STRONG&gt;인간을 연기하다&lt;BR&gt;&lt;BR&gt;&lt;/STRONG&gt;숀 펜은 늘 캐릭터에 동화되는 연기를 펼치는 까닭에 자신을 버리는데 익숙하다. 이는 외양의 변화에서 특히 두드러지는데 &amp;lt;칼리토&amp;gt;의 ‘곱슬머리’ 변호사부터 &amp;lt;스윗 앤 로다운&amp;gt;(1999)의 ‘콧수염’ 기타리스트, &amp;lt;아이 엠 샘&amp;gt;의 ‘지체장애’ 아버지, &amp;lt;올 더 킹즈 맨&amp;gt;의 ‘시골뜨기’ 정치인까지, 그중 하비 밀크의 외모는 원래 숀 펜이 가지고 있는 선 굵은 외모에 ‘포샵’ 처리를 한 것처럼 역설적이게도 가장 격한(?) 변신에 속한다. 사실 20대 시절의 숀 펜은 각종 타블로이드로부터 ‘인간 폭풍우’(human tempest)라고 불릴 만큼 영화 안팎으로 악동 취급을 받던 배우였다. &amp;nbsp;&amp;nbsp; &lt;BR&gt;&lt;BR&gt;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숀 펜은 모든 배역을 ‘숀 펜化’하는 것에 능했지 그 자신이 역할에 깊이 빠져드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이는 숀 펜이 영화 바깥에서 보여준 악동의 면모와 정확히 일치했다. 마돈나와의 광란에 가까운 연애와 결혼 생활, 파리 떼처럼 몰려드는 기자를 상대로 한 기행에 가까운 폭력 등 각종 스캔들의 내용처럼 그의 역할은 단 두 가지, 반항아(&amp;lt;배드 보이즈&amp;gt;(1983)) 아니면 문제아(&amp;lt;리치몬드 연애 소동&amp;gt;(1982))였다. 심지어 첫 장편영화 출연작 &amp;lt;생도의 분노&amp;gt;(1981)에서는 전혀 다른 재능의 연기를 보여준 톰 크루즈가 명성을 얻은 것에 반해 숀 펜은 친구의 성공을 지켜봐야 했을 만큼 주목을 얻지 못했던 것이다.&amp;nbsp; &lt;BR&gt;&lt;BR&gt;후에 &amp;lt;스윗 앤 로다운&amp;gt;에서 숀 펜을 장고 라인하르트(Django Reinhardt)에게서 영감을 얻은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에멧 역에 캐스팅했던 우디 알렌은 그의 섬세한 연기의 원천으로 20대 시절의 불안정했던 삶을 지목했다. “숀 펜이 겪은 고통은 그의 고차원적인 예민함에서 비롯됐다.”며 자신의 영화에서 가장 뛰어난 연기를 펼쳤다고 평가한 것. 또한 “자신을 보호하려는 강박에서 드러나는 섬세함이 최고의 배우로 만들었다.”는 팀 로빈스의 표현처럼 숀 펜은 딸을 지키지 못해 실의에 빠져 친구를 범인으로 오인, 살해하고 마는 &amp;lt;미스틱 리버&amp;gt;에서의 지미 역으로 첫 번째 오스카를 수상하기도 했다.&amp;nbsp; &lt;BR&gt;&lt;BR&gt;미국과 유럽의 대다수 영화 저널들은 숀 펜을 두고 데니스 호퍼와 잭 니콜슨의 계보를 잇는 ‘열혈 연기 클럽’(hot-blooded actor club)의 자랑스러운 일원이라고 종종 소개한다. (숀 펜은 둘째아들 이름을 두 배우의 이름에서 따와 ‘호퍼 잭 펜’이라 지었다!) 데니스 호퍼의 광란에 가까운 연기와 수십 년째 지치지 않는 열정을 과시하는 잭 니콜슨처럼 숀 펜은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극한의 연기와 장수하는 경력으로 할리우드를 대표한다는 것이다. 하여 그의 필모그래프에서 대가의 이름을 발견하는 건 어렵지 않다. 흥미롭게도 숀 펜이 외모에 두드러진 변화를 주면서 역할에 자신을 철저히 맞추는 식으로 연기 패턴을 갖기 시작한 건 대가들을 만나면서부터다. &lt;BR&gt;&lt;BR&gt;브라이언 드 팔마(&amp;lt;칼리토&amp;gt;)를 시작으로 닉 카사베츠(&amp;lt;더 홀 She so Lovely&amp;gt;(1997)), 올리버 스톤(&amp;lt;유 턴&amp;gt;(1997)), 데이비드 핀처(&amp;lt;더 게임&amp;gt;(1997)), 줄리앙 슈나벨(&amp;lt;비포 나잇 폴스&amp;gt;(2000)),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amp;lt;21그램&amp;gt;(2004)), 시드니 폴락(&amp;lt;인터프리터&amp;gt;(2005)) 등 숀 펜은 매 영화마다 변화한 모습과 새로운 표정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왔다. 어떤 계기가 그를 배우로써 각성을 이끌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숀 펜이 가진 연기의 철학은 &amp;lt;밀크&amp;gt;에서 어느 정도 가늠케 한다. &lt;BR&gt;&lt;BR&gt;숀 펜은 하비 밀크 역을 제안 받기 전 이미 &amp;lt;밀크&amp;gt;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샌프란시스코의 카스트로 지구를 모두 둘러본 후였고 (15년 전 구스 반 산트는 &amp;lt;The Mayor of Castro Street&amp;gt;라는 제목으로 하비 밀크에 관한 영화를 기획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이미 숀 펜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감독과의 첫 미팅이 있던 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하비에게 동화된 상태였다. 구스 반 산트의 표현을 빌리자면, “숀 펜 외에는 없었다. 그가 맡아야 했고 실제로 해냈다. 실제 하비 밀크라고 해도 믿을 만큼 그는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 숀 펜은 이렇게 얘기한다. “연기는 거짓이 아니다. 사실 그 자체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모두 그 사람이 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연기가 아니라 퍼포먼스일 수밖에 없다.”&lt;BR&gt;&lt;BR&gt;한 가지 확실한 건 &amp;lt;칼리토&amp;gt; 이후의 숀 펜은 늘 여러 가지 모습으로 기억된다는 점이다. 맡은 배역에 대한 존중과 이해심을 전제한 그의 변신은 캐릭터적인 볼거리가 아니라 인간 그 자체를 보여준다. 인물이 가진 배경에 한정하지 않고 아예 우주를 끌어안으려는 그의 태도는 인간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그의 필모그래프에서 소수자 캐릭터가 1990년대부터 집중된 건 우연이 아니다. 그 정점에 바로 &amp;lt;밀크&amp;gt;가 있다. &amp;lt;밀크&amp;gt;는 구스 반 산트의 영화지만 하비 밀크로 분한, 아니 하비 밀크가 된 숀 펜의 이미지로 기억될 영화다. 그는 앞으로도 연기를 할 것이고 또 다른 변신으로 우리를 놀라게 할 테지만 지금 이 순간, &amp;lt;밀크&amp;gt;는 숀 펜이라는 인간의 (배우라고 표현하지 않았다!) 삶에서 어떤 상징성을 지니는 작품이라 할 만한 것이다.&lt;BR&gt;&lt;BR&gt;&lt;/P&gt;
&lt;DIV style=&quot;TEXT-ALIGN: right&quot;&gt;&lt;div class=&quot;imageblock right&quot; style=&quot;float: right; margin-left: 10px;&quot;&gt;&lt;img src=&quot;http://ddanzimovie.com/attach/10/1095638567.gif&quot; alt=&quot;사용자 삽입 이미지&quot; height=&quot;55&quot; width=&quot;153&quot; /&gt;&lt;/div&gt;&lt;BR&gt;무비스트&lt;BR&gt;(2010.2.28)&lt;/DIV&gt;</description>
			<category>Star</category>
			<category>Milk</category>
			<category>Sean Penn</category>
			<category>밀크</category>
			<category>숀 펜</category>
			<category>하비 밀크</category>
			<author>(허남웅)</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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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02 Mar 2010 13:17:39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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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필립 K.딕, 작가들이 더욱 사랑하는 작가</title>
			<link>http://www.hernamwoong.com/entry/%ED%95%84%EB%A6%BD-K%EB%94%95-%EC%9E%91%EA%B0%80%EB%93%A4%EC%9D%B4-%EB%8D%94%EC%9A%B1-%EC%82%AC%EB%9E%91%ED%95%98%EB%8A%94-%EC%9E%91%EA%B0%80</link>
			<description>&lt;P&gt;&lt;STRONG&gt;(장르의 사소한 역사)&lt;BR&gt;&lt;/STRONG&gt;&lt;div class=&quot;imageblock center&quot; style=&quot;text-align: center; clear: both;&quot;&gt;&lt;img src=&quot;http://ddanzimovie.com/attach/10/1339253083.jpg&quot; alt=&quot;사용자 삽입 이미지&quot; height=&quot;290&quot; width=&quot;190&quot; /&gt;&lt;/div&gt;&lt;BR&gt;&lt;BR&gt;&lt;FONT color=#d41a01&gt;* 국내에 미발표된 작품은 원제 그대로 표기하였습니다.&lt;/FONT&gt; &lt;BR&gt;&lt;BR&gt;필립 K.딕의 &amp;lt;유빅&amp;gt; 국내 출간 소식을 듣고는 의아했다. 필립 K.딕이 국내 대중들 사이에서 그리 인기 있는 작가가 아닐뿐더러 그의 소설은 대개 원작영화의 개봉에 맞춰 출간된 것이 대부분이었던 까닭에 다소 뜬금없이 느꼈던 것이다. 그와 관계없이 장르문학을 다루는 출판사라면 필립 K.딕은 굳이 장삿속이 아니더라도 의무감처럼 반드시 다뤄보고픈 작가 중 하나다. 미래를 배경으로 인간성의 본질에 대해 철학적 질문을 던지면서 누구도 모방하기 힘든 세계를 창조한 독보적인 작가이기 때문이다. &lt;BR&gt;&lt;BR&gt;&lt;BR&gt;&lt;STRONG&gt;대중과 비평 모두 외면하다&lt;/STRONG&gt;&lt;BR&gt;&lt;BR&gt;필립 K. 딕은 1952년 데뷔한 이래 1982년 &amp;lt;The Owl in Daylight&amp;gt;를 쓰던 중 심장마비로 사망하기까지, 30년의 작가 생활 동안 단 한 편의 상업적인 성공도 거두지 못했다. 일례로, &amp;lt;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amp;gt;(이하 &amp;lt;전기양&amp;gt;)에 얽힌 일화는 그의 작가로써의 삶이 얼마나 기구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lt;BR&gt;&lt;BR&gt;영화 &amp;lt;블레이드 러너&amp;gt;의 원작으로 유명한 &amp;lt;전기양&amp;gt;은 K.딕의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이다. 다만 처음 발표됐던 1966년만 하더라도 그의 작품은 주류 비평가들의 철저한 외면 속에 작가 본인은 신경 쇠약 증세를 보이며 약물에 의존한 삶을 살기에 이른다. 오히려 필립 K.딕은 동료들이 먼저 알아봐준 작가 중의 작가였다. 영국의 SF작가 브라이언 올디스(&amp;lt;온실&amp;gt;)는 “현대 세계의 불안을 그려내는 대가급의 작가”라고 그를 추켜세웠고 &amp;lt;전기양&amp;gt;을 읽고 필립 K.딕의 세계에 푹 빠졌던 존 레논은 &amp;lt;유빅&amp;gt;의 영화 제작을 추진한 적도 있었다.&amp;nbsp; &lt;BR&gt;&lt;BR&gt;&amp;lt;전기양&amp;gt;의 발표 당시 갓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한 로저 젤라즈니(&amp;lt;드림 마스터&amp;gt;)는 그중 가장 열렬한 독자였다. &amp;lt;전기양&amp;gt;을 읽고 난 후의 느낌에 대해 “강렬한 은유를 담은 시를 읽었을 때와 비슷하다.”고 극찬했고 1976년에는 그와 함께 &amp;lt;Deus Irae&amp;gt;을 함께 집필하기도 했으며 후에 &amp;lt;블레이드 러너&amp;gt;의 개봉과 함께 &amp;lt;전기양&amp;gt;이 재출간됐을 때는 직접 서문을 쓰기도 했을 정도다. &lt;BR&gt;&lt;BR&gt;이처럼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손꼽히지만 필립 K.딕이 &amp;lt;전기양&amp;gt;으로 누린 재정적인 혜택은 얼마 되지 않는다. 지금이야 걸작으로 평가받지만 &amp;lt;블레이드 러너&amp;gt;는 1982년 6월 미국 개봉 당시만 해도 ‘올 여름 최대 실패작’이라는 멍에를 짊어지며 할리우드에 재앙을 안겨줬던 작품이었다. 필립 K.딕은 &amp;lt;블레이드 러너&amp;gt;가 완성되기 전 20분가량의 영상을 보고 꽤 흡족해했다. 하지만 시사회 직전, 병원에서 숨을 거두며 안타깝게도 그 후에 이뤄진 영화의 재평가로 얻게 될 작가적 성공을 누리지 못했던 것이다. &lt;BR&gt;&lt;BR&gt;&lt;BR&gt;&lt;STRONG&gt;사후에야 인정받다&lt;BR&gt;&lt;BR&gt;&lt;/STRONG&gt;필립 K.딕은 오히려 사후에 더 유명세를 치룬 작가다. 영화의 참패에도 불구, &amp;lt;블레이드 러너&amp;gt;가 비디오 출시 이후 극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필립 K.딕의 작품 역시 재조명받게 됐다. 생전에 발표하지 못했던 미공개 소설들이 출간 붐을 이루었고 영화 판권 계약도 경쟁적으로 이뤄졌으며 1982년에는 ‘필립 K.딕 상’까지 제정될 만큼 그의 이름은 SF와 동일한 의미로 평가받는다. &lt;BR&gt;&lt;BR&gt;아닌 게 아니라, 지금 한창 활동 중인 SF소설가들에게 ‘영향 받은 작가’를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반드시 필립 K.딕을 꼽는다. 개인적으로 2008년과 2009년 각각 베르나르 베르베르(&amp;lt;개미&amp;gt;)와 테드 창(&amp;lt;당신 인생의 이야기&amp;gt;)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들은 하나 같이 필립 K.딕에게서 받은 영향을 숨기지 않았다. &lt;BR&gt;&lt;BR&gt;&amp;lt;신&amp;gt;의 완간으로 국내를 찾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필립 K.딕을 꼽으면서 “필립 K.딕의 철학이 맘에 든다. 그는 독자들이 이전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로봇의 감정 같은 것을 소재 삼아 문제를 제기했다. 플라톤이나 소크라테스가 제기한 문제들을 새롭게 해석해 보여주고 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지난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방문했던 테드 창은 국내 독자들에게 &amp;lt;Life Cycle of Software Object&amp;gt;을 낭독하는 자리에서 자신의 작품을 두고 “필립 K.딕의 &amp;lt;전자 개미&amp;gt;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단편”이라 소개하기도 했다. &lt;BR&gt;&lt;BR&gt;필립 K.딕에 대한 애정과시는 비단 SF작가에만 한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작품은 할리우드 영화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유명한데 리처드 링클레이터(&amp;lt;비포 선라이즈&amp;gt;)와 찰리 카우프먼도 그중 하나다. 특히 이 둘은 &amp;lt;스캐너 다클리&amp;gt;의 영화화를 두고 악연을 맺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연출을 맡은 리처드 링클레이터는 인간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원작의 주제가 찰리 카우프먼이 해온 그간의 시나리오 작업(&amp;lt;존 말코비치 되기&amp;gt;&amp;lt;어댑테이션&amp;gt;)과 일맥상통하다는 점에서 각색을 맡겼지만 맘에 들지 않았던 것. 리처드 링클레이터는 문제의 시나리오를 깡그리 무시한 채 직접 각색까지 맡아 영화를 완성했고 카우프먼은 이를 계기로 그간 꿈꿔왔던 연출에 대한 욕심을 더욱 굳건히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첫 번째 결실이 바로 얼마 전 국내에 개봉했던 &amp;lt;시네도키, 뉴욕&amp;gt;이다.)&lt;BR&gt;&lt;BR&gt;&lt;BR&gt;&lt;STRONG&gt;박찬욱, 필립 K.딕의 영화를 꿈꾸다&lt;BR&gt;&lt;BR&gt;&lt;/STRONG&gt;국내 영화인들 중에서 필립 K.딕에 대한 애정이 가장 높은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 박찬욱이다. SF광으로 소문난 박찬욱은 해외에서 만들고 싶은 영화 중 하나로 필립 K.딕의 작품을 염두에 두고 있을 정도다. &amp;lt;올드 보이&amp;gt; 개봉 당시 해외에서의 연출 의사를 타진해온 프랑스 제작자에게 “&amp;lt;전기양&amp;gt;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어느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그거 혹시 &amp;lt;블레이드 러너&amp;gt;의 리메이크 아니냐고. 설마, 그럴 리가. &lt;BR&gt;&lt;BR&gt;“&amp;lt;블레이드 러너&amp;gt;를 원작에 가깝게 만드는 기획이었다. 원작소설은 액션영화 느낌이 덜한 대신에 데커드가 스스로 ‘레플리칸트가 아닐까?’하는 의문을 많이 담고 있다. 그 외에도 재미있는 소재가 굉장히 많다. TV에서 사이비종교 지도자가 진행하는 것 같은 프로그램도 나오고 흥미 있는 모티브가 참 많다.” 하지만 프랑스로부터 답변이 오지 않아 그 이상은 진행되지 못했다. “&amp;lt;매트릭스&amp;gt; 이후 SF영화를 만든다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 되었기 때문”에 필립 K.딕 원작의 박찬욱 감독 연출의 작품은 그렇게 묻힌 프로젝트가 되고 말았다. SF를 좋아하는 팬으로써 국내 SF의 저변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 것에 대해 굉장히 아쉬워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lt;BR&gt;&lt;BR&gt;&amp;lt;유빅&amp;gt;의 출간 소식을 듣곤 뒤도 돌아볼 것 없이 대형서점으로 달려가 책을 덥석 구입했더랬다. 어느 지인은 필립 K.딕이 그렇게 대단하냐며 나의 호들갑스러운 행동에 우스개처럼 핀잔을 주기도 했다. 웬만해선 신간을 바로 구입하는 편은 아니지만 필립 K.딕 만큼은 예외다. SF를 필두로 장르문학의 국내 독자층이 살얼음처럼 얇은 상황에서 필립 K.딕의 작품은 때를 놓치면 구입하기가 쉽지 않은 일종의 레어 아이템이다. 미국에서는 K.딕에 대한 비평서가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여전히 찬밥 신세인 것이다. &lt;BR&gt;&lt;BR&gt;‘장르의 아주 사소한 역사’는 장르문학에 대한 관심을 조금이라도 이끌어보기 위해 기획된 코너다. 이 기사를 통해 필립 K.딕도 그렇지만 조금이나마 장르문학에 관심을 갖는 독자가 생겼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lt;BR&gt;&lt;BR&gt;&lt;BR&gt;&lt;FONT size=3&gt;&lt;STRONG&gt;Tip!&lt;/STRONG&gt;&lt;/FONT&gt;&amp;nbsp; 필립 K.딕의 세계로 잠입한 맷 데이먼&lt;/P&gt;
&lt;P&gt;&lt;div class=&quot;imageblock left&quot; style=&quot;float: left; margin-right: 10px;&quot;&gt;&lt;img src=&quot;http://ddanzimovie.com/attach/10/1389080642.jpg&quot; alt=&quot;사용자 삽입 이미지&quot; height=&quot;172&quot; width=&quot;95&quot; /&gt;&lt;/div&gt;현재 할리우드에서 진행 중인 필립 K.딕의 영화화는 물경 10여 편에 이른다. 이미 촬영을 마친 동명 원작의 &amp;lt;Radio Free Albemuth&amp;gt;가 올해 개봉이 예정된 상태고 &amp;lt;Adjustment Team&amp;gt;을 원작으로 한 &amp;lt;The Adjustment Bureau&amp;gt;가 한창 후반 작업 중에 있다. 또한 리메이크가 결정된 &amp;lt;토탈 리콜&amp;gt;이 &amp;lt;이퀼리브리엄&amp;gt;의 연출가로 유명한 커트 위머를 각본가로 고용했으며 &amp;lt;King of the Elves&amp;gt; &amp;lt;Flow My Tears, the Policeman Said&amp;gt; &amp;lt;유빅&amp;gt; 등이 영화화를 기다리고 있다. 한편 배우 폴 지아메티는 2006년부터 자신의 제작사에서 필립 K.딕의 전기 영화를 개발 중에 있다. &lt;BR&gt;&lt;BR&gt;그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작품은 &amp;lt;The Adjustment Bureau&amp;gt;다. &amp;lt;오션스 트웰브&amp;gt;의 각본가 출신인 조지 놀피의 연출 데뷔작이기도 한 이 영화는 맷 데이먼, 에밀리 블런트 등의 호화 캐스팅 덕택에 벌써부터 2011년의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이 세계가 누군가에 의해 조종된다는 이야기로, 원작의 미래 배경을 현대로 바꿔 맷 데이먼과 에밀리 블런트의 러브스토리로 풀어간다.&amp;nbsp; &lt;BR&gt;&lt;BR&gt;&lt;/P&gt;
&lt;DIV style=&quot;TEXT-ALIGN: right&quot;&gt;&lt;div class=&quot;imageblock right&quot; style=&quot;float: right; margin-left: 10px;&quot;&gt;&lt;img src=&quot;http://ddanzimovie.com/attach/10/1170543752.jpg&quot; alt=&quot;사용자 삽입 이미지&quot; height=&quot;98&quot; width=&quot;75&quot; /&gt;&lt;/div&gt;&lt;BR&gt;&lt;BR&gt;&lt;BR&gt;SCREEN&lt;BR&gt;2010년 3월호&lt;BR&gt;&lt;/DIV&gt;</description>
			<category>Genre</category>
			<category>Philip K. Dick</category>
			<category>Ubik</category>
			<category>유빅</category>
			<category>장르의 사소한 역사</category>
			<category>필립 K. 딕</category>
			<author>(허남웅)</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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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un, 28 Feb 2010 23:28:39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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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lt;판타스틱&gt;이여, 영원하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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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P&gt;&lt;div class=&quot;imageblock center&quot; style=&quot;text-align: center; clear: both;&quot;&gt;&lt;img src=&quot;http://ddanzimovie.com/attach/10/1275696222.jpg&quot; alt=&quot;사용자 삽입 이미지&quot; height=&quot;800&quot; width=&quot;550&quot; /&gt;&lt;/div&gt;&lt;BR&gt;충무로의 장르탐험가를 연재하면서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몇 가지 있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장르문학 월간지 &amp;lt;판타스틱&amp;gt;이었다. 지난해 6월 여름 호를 낸 이후 발행이 중단돼 독자들의 궁금증을 샀던 &amp;lt;판타스틱&amp;gt;이 시공사에 인수, 계간에서 월간으로 전환하며 올 1월에 복간했다. 나를 비롯해 많은 장르문학 독자들이 &amp;lt;판타스틱&amp;gt;의 복간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른다. 발행이 중단된 동안 &amp;lt;판타스틱&amp;gt;에 대한 소식을 듣기 위해 장르문학 출판사 관계자에게 ‘혹시 아는 얘기 없느냐‘며 옆구리(?) 찔러보고 해당 블로그(&lt;a href=&quot;http://blog.fantastique.co.kr/&quot;&gt;http://blog.fantastique.co.kr/&lt;/a&gt;)를 들락날락 거린 노력을 생각하면 감개가 무량할 정도다. 하지만 그것이 직접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감격에 비할쏘냐. &lt;BR&gt;&lt;BR&gt;정성원 편집장은 2010년 1월호 데스크칼럼을 통해 복간의 감격을 이렇게 표현했다. “존망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험난했던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자니 감회가 깊어서일까요, 아니면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면서 거창하고 웅장하지는 않을지라도 날이 갈수록 즐거움이 더해갈 월간 &amp;lt;판타스틱&amp;gt;의 앞날을 생각하자니 가슴이 벅차오르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재발간사를 쓴 지 1년이 채 안되어 또다시 재발간사를 쓰는 희귀한 기록의 소유자가 되는 기쁨(?) 때문일까요. 조금은 비장하고 조금은 긴장되고 조금은 행복한 마음으로 자리에 앉아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마치 연필로 연애편지를 처음 쓰던 때처럼 말이에요.”&lt;BR&gt;&lt;BR&gt;정성원 편집장의 마지막 말을 나의 경우로 살짝 변형하자면, 2007년 5월 &amp;lt;판타스틱&amp;gt; 창간호 표지를 펼쳐볼 때의 기분은 마치 첫 번째 연애편지를 받고 봉투를 막 뜯는 설렘과 다르지 않았다. 당시는 (딴지일보의 편집장으로 유명했던) 최내현 발행인(현 번역가) 체제이던 시절인데 개인적인 친분으로 &amp;lt;판타스틱&amp;gt; 창간 소식을 누구보다 일찍 접할 수 있었더랬다. 그는 &amp;lt;판타스틱&amp;gt; 이전에도 &amp;lt;드라마틱&amp;gt;이라는 드라마 전문지를 발행하는 등 국내에선 일찍이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잡지 문화를 선도하는데 관심이 많았다. 비록 &amp;lt;드라마틱&amp;gt;은 채 3년을 버티지 못하고 무기한 휴간에 들어갔지만 흥미위주로 소비되는 드라마를 비평적 대상으로 다룸으로써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lt;BR&gt;&lt;BR&gt;그런 전례처럼 &amp;lt;판타스틱&amp;gt; 역시 기대한 것 이상의 질적, 양적 콘텐츠로 또 하나의 잡지 보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국내 어느 매체에서도 시도한 적 없던 미야베 미유키의 인터뷰를 성사시켰고 (모 영화주간지에 근무하던 나는 이들의 도움을 받아 미야베 미유키의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복거일, 듀나 등 국내의 대표적인 장르작가부터 폴 윌슨(&amp;lt;다이디타운&amp;gt;), 루이스 캐럴 등 유명 해외 작가들까지 모두 아우른 작품을 소개했다. 무엇보다 ‘DO IMAGINE․BE FANTASTIQUE&#039;를 표어로 내건 &amp;lt;판타스틱&amp;gt; 창간호의 특집 기획은 ‘영화인 17명의 ’꿈의 프로젝트‘’와 ‘한국사 최고의 상상 25’이었다. 이는 판타스틱의 지향점을 잘 보여주는 기획이었다. &lt;BR&gt;&lt;BR&gt;당시 발행인의 글에서 최내현은 “장르를 다룬다는 것만이 잡지의 정체성은 아닐 것”이라며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상상력을 주제로 한 잡지”라고 &amp;lt;판타스틱&amp;gt;의 성격을 규정했다. 상상력은 모든 예술의 원천이면서 특히 영화는 (소설과 더불어) 가장 대중적인 상상의 산물이랄 수 있는데 그래서일까, &amp;lt;판타스틱&amp;gt; 창간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인 건 다름 아닌 한국영화계였다. 당시는 한국영화의 장르를 향한 관심이 최고조에 이르던 시기로 &amp;lt;판타스틱&amp;gt;은 많은 국내 영화인들에게 일종의 이야기의 보물 상자 같은 의미로 다가갔다. 취재차 영화사를 찾아가면 대표와 감독의 책상에는 여지없이 그 달의 &amp;lt;판타스틱&amp;gt;이 놓여있었고 국내에 불어 닥친 장르 붐의 원인에 대해서는 이구동성으로 &amp;lt;판타스틱&amp;gt;의 창간을 언급했을 정도였다. &lt;BR&gt;&lt;BR&gt;다만 &amp;lt;판타스틱&amp;gt; 창간호가 전량 판매를 기록하고 그 이후에도 기대를 웃도는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지만 광고 매출이 판매량과 보조를 맞춘 것은 아니었다. 결국 &amp;lt;판타스틱&amp;gt;은 2년도 채우지 못하고 2008년 10월 1차 휴간에 들어갔다. (이후 2009년 계간지로 전환했지만 봄과 여름 호를 내고 2차 휴간에 들어갔다.) 이는 장르문화가 국내에서는 여전히 특정 계층, 즉 마니아의 전유물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씁쓸한 사실이기도 했다. 예컨대, 영화 쪽에서 그렇게 높은 관심을 보였지만 &amp;lt;판타스틱&amp;gt;에 실린 소설과 만화 중 영화 판권 계약을 맺은 작품은 단 한 편도 없었다. 몇몇 영화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amp;lt;판타스틱&amp;gt;에 실린 작품을 재밌게 읽었지만 영화로 만들기엔 대중적이지 못했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 속으로 혀를 끌끌 찼다. 그들의 게으름(비대중적인 소재도 대중적으로 만드는 것은 그들의 중요한 의무 중 하나다!)을 면피하기 위한 편견에 다름 아니었기 때문이다.&lt;BR&gt;&lt;BR&gt;그러고 보면 창간 이후 2번의 휴간과 2번의 복간에 이르기까지 &amp;lt;판타스틱&amp;gt;이 겪은 흥망성쇠는 그대로 장르문학 시장이 처한 현주소이기도 했다. &amp;lt;판타스틱&amp;gt; 창간 당시의 국내 장르문학계는 일본 미스터리물의 폭발적인 인기를 등에 업고 슬금슬금 국내 장르문학이 고개를 들던 때이기도 했다. &amp;lt;판타스틱&amp;gt;이 고전을 면치 못했던 시기는 장르소설의 활발한 출간이 이뤄지던 때였지만 독자의 반응은 그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온 일본 미스터리물의 인기가 잠잠해지면서 장르문학 시장에 이슈가 사라진 것이 좋은 예다.) 그렇다면 &amp;lt;판타스틱&amp;gt;의 2차 복간이 갖는 의미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장르문학이 다시 관심을 모으기 시작한 것일까. &lt;BR&gt;&lt;BR&gt;개인적으로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장르문학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을 찾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 그래도 지금 장르문학 시장에는 주목할 만한 변화가 꿈틀거리고 있다. 먼저 번역 작품의 경우, &amp;lt;나는 전설이다&amp;gt; &amp;lt;셜록 홈즈&amp;gt; 등의 영화화로 덩달아 원작소설이 관심을 모으면서 영화를 활용한 마케팅이 활기를 얻고 있고, (&amp;lt;셜록 홈즈&amp;gt; 개봉 후 황금가지의 &amp;lt;셜록 홈즈&amp;gt; 전집이 2주 만에 무려 10만 부 넘게 팔렸다고 한다.) 국내 장르소설은 이종호, 김종일 등 굵직굵직한 작가들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가 제작될 예정이라 이슈를 만들어낼 좋은 기회를 잡았다. &amp;lt;판타스틱&amp;gt;도 다르지 않다. 22호와 23호, 즉 2010년 1월호와 2월호를 모두 읽고 보니 그간의 시행착오 끝에 얻어낸 생존 전략이 엿보인다. &lt;BR&gt;&lt;BR&gt;무엇보다 국내 작가들의 장편 연재가 과거의 &amp;lt;판타스틱&amp;gt;에 비해 늘어난 것이 가장 눈에 띤다. 좌백, 김창규, 김종일 등은 작가의 이름값만으로도 판매량을 보장하는 작가다. &amp;lt;판타스틱&amp;gt;에서의 연재로 독자의 관심을 모은 후 장편소설로 출간하겠다는 전략이 두드러진 것이다. 이는 광고 매출로 수익의 상당액을 보전하려 했던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면모다. 시공사라는 든든한 배경 하에서 &amp;lt;판타스틱&amp;gt;은 새로운 생존 전략을 장착하고 제2의 도약기를 맞이하였다. 문화 산업 안에서 잡지의 존재는 정보의 전달과 비평의 역할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산업의 건강도를 드러내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한국 영화산업의 침체로 현재 영화잡지 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amp;lt;판타스틱&amp;gt;은 국내 장르문학 시장의 현재를 드러내는 가장 확실한 지표다. 국내 장르문학 시장이 살아야 &amp;lt;판타스틱&amp;gt;이 살고 &amp;lt;판타스틱&amp;gt;이 살아야 국내 장르문학 시장이 사는 것이다. &lt;BR&gt;&lt;BR&gt;&lt;/P&gt;
&lt;DIV style=&quot;TEXT-ALIGN: right&quot;&gt;&lt;div class=&quot;imageblock right&quot; style=&quot;float: right; margin-left: 10px;&quot;&gt;&lt;img src=&quot;http://ddanzimovie.com/attach/10/1040623563.gif&quot; alt=&quot;사용자 삽입 이미지&quot; height=&quot;55&quot; width=&quot;153&quot; /&gt;&lt;/div&gt;&lt;BR&gt;무비스트&lt;BR&gt;(2010.2.23)&lt;/DIV&gt;</description>
			<category>Genre</category>
			<category>장르</category>
			<category>판타스틱</category>
			<author>(허남웅)</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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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4 Feb 2010 00:56:34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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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lt;이웃집 좀비&gt; 새로운 장르적 감수성의 출현</title>
			<link>http://www.hernamwoong.com/entry/%EC%9D%B4%EC%9B%83%EC%A7%91-%EC%A2%80%EB%B9%84-%EC%83%88%EB%A1%9C%EC%9A%B4-%EC%9E%A5%EB%A5%B4%EC%A0%81-%EA%B0%90%EC%88%98%EC%84%B1%EC%9D%98-%EC%B6%9C%ED%98%84</link>
			<description>&lt;P&gt;&lt;div class=&quot;imageblock center&quot; style=&quot;text-align: center; clear: both;&quot;&gt;&lt;img src=&quot;http://ddanzimovie.com/attach/10/1251810679.jpg&quot; alt=&quot;사용자 삽입 이미지&quot; height=&quot;267&quot; width=&quot;190&quot; /&gt;&lt;/div&gt;&lt;BR&gt;&amp;lt;이웃집 좀비&amp;gt;에 대한 소문이 무성하다. 이미 지난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비롯해 2관왕의 영예를 안으며 화제를 모았던 이 영화가 드디어 개봉을 확정했다. 좀체 한국에서 시도조차 이뤄지지 않았던 좀비물인데다가 2000만 원대의 초저예산으로 제작됐지만 &amp;lt;이웃집 좀비&amp;gt;가 2010년의 한국영화계에 던지는 의미 하나만큼은 블록버스터 급이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를 주목하라고 말하고 싶다. &lt;BR&gt;&lt;BR&gt;&lt;BR&gt;&lt;STRONG&gt;좀비종합선물세트&lt;BR&gt;&lt;BR&gt;&lt;/STRONG&gt;&amp;lt;이웃집 좀비&amp;gt;는 여섯 개의 에피소드로 이뤄진 영화다. 첫 번째는 &amp;lt;틈 사이&amp;gt;. 피규어 마니아가 혼자 있는 방에서 좀비로 변해가는 과정을 무성영화처럼 묘사한다. 두 번째는 &amp;lt;도망가자&amp;gt;. 좀비로 변해가는 남자에 대한 사랑을 놓지 못하는 여자의 코믹한 러브스토리다. 세 번째는 &amp;lt;뼈를 깎는 사랑&amp;gt;. 좀비로 변한 엄마를 위해 살을 도려내고 피를 뽑아내는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드라마다. 네 번째는 &amp;lt;백신의 시대&amp;gt;. 백신을 개발한 과학자가 이를 뺏으러 온 괴한과 사투를 벌이는 히어로물이자 액션영화다. 다섯 번째는 &amp;lt;그 이후… 미안해요&amp;gt;. 좀비 바이러스 제거 이후의 세상이 배경으로, 좀비였던 남자가 인간으로 돌아온 후 겪는 차별을 다룬다. 그리고 여섯 번째 &amp;lt;폐인 킬러&amp;gt;. 마감에 쫓기는 남자(혹은 좀비)의 강박에 대한 짧은 이야기이자 영화의 크레디트이다. &lt;BR&gt;&lt;BR&gt;나는 이 영화의 줄거리를 소개하기에 앞서 여섯 개의 ‘단편‘이 아니라 여섯 개의 ’에피소드‘라고 표현했다. 이것은 &amp;lt;이웃집 좀비&amp;gt;를 설명하는 아주 중요한 단서다. &amp;lt;이웃집 좀비&amp;gt;는 좀비를 주제로 한 여섯 개의 각기 다른 단편을 모은 작품이 아니다. 좀비라는 공통 소재 외에도 여섯 개의 개별적인 이야기를 하나로 관통하는 일정한 흐름을 갖는다. 이미 간략한 줄거리를 보고 눈치를 채신 분도 있겠지만 &amp;lt;이웃집 좀비&amp;gt;는 ‘좀비 바이러스의 발생에서부터 제거 이후’를 시간 순으로 따른다. 떨어뜨려 놓아도 단독 작품으로 무방하지만 여섯 개의 토막(Episode)난 이야기들이 연대기 속에서 하나의 영화를 이루는 것이다. &lt;BR&gt;&lt;BR&gt;그것은 이 영화가 4명의 공동 각본, 연출이었기에 가능했던 결과다. &amp;lt;이웃집 좀비&amp;gt;는 오영두, 장윤정 부부, 류훈, 홍영근 4인으로 이뤄진 영화제작집단 ‘키노망고스틴’의, 에 의한, 을 위한 작품이다. &amp;lt;틈 사이&amp;gt;와 &amp;lt;도망가자&amp;gt;는 오영두 각본과 연출, &amp;lt;뼈를 깎는 사랑&amp;gt;과 &amp;lt;폐인 킬러&amp;gt;는 홍영근 각본과 연출, &amp;lt;백신의 시대&amp;gt;는 류훈 각본과 연출, &amp;lt;그 이후… 미안해요&amp;gt;는 장윤정 각본과 연출이고 촬영 장소는 &amp;lt;백신의 시대&amp;gt;만 제외하면 오영두, 장윤정 부부의 살림집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홍영근은 연기를, 류훈과 오영두는 촬영을, 장윤정은 특수 분장을 겸업(?)하며 2000만 원대의 제작비를 가지고 각 에피소드 당 최대 3일의 촬영 기간을 넘기지 않으면서 그럴싸한 좀비영화를 완성했다. &lt;BR&gt;&lt;BR&gt;특히 좀비물은 창작자의 취향을 심하게 타기 마련인데 &amp;lt;이웃집 좀비&amp;gt; 역시 예외는 아니다. &amp;lt;틈 사이&amp;gt;가 고함 소리 외에 대사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 무성영화의 구조를 띤다면 &amp;lt;도망가자&amp;gt;는 사랑 고백 도중 난데없이 튀어나오는 눈알처럼 B급영화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amp;lt;뼈를 깎는 사랑&amp;gt;은 제목 그대로 고어의 진수를 보여준다. (시사 도중 몇몇 사람이 잔인한 장면을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또한 &amp;lt;백신의 시대&amp;gt;와 &amp;lt;그 이후… 미안해요&amp;gt;는 각각 액션과 사회고발의 성격을 섞어 기존 좀비물의 베이스 위에 또 하나의 재미를 얹혀놓는다. 이처럼 &amp;lt;이웃집 좀비&amp;gt;는 좀비물의 종합선물세트라고 해도 좋을 만큼 각기 다른 색깔과 장르적 성격을 뚜렷이 드러낸다.&amp;nbsp; &lt;BR&gt;&lt;BR&gt;&lt;BR&gt;&lt;STRONG&gt;&amp;lt;그 이후… 미안해요&amp;gt; 가장 인상적인 에피소드&lt;BR&gt;&lt;BR&gt;&lt;/STRONG&gt;조지 로메로가 &amp;lt;살아난 시체들의 밤&amp;gt;(1968)으로 현대 좀비영화의 대중화를 연 이후 좀비물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눈에 띄는 진화의 과정을 거쳤다. 조지 로메로가 &amp;lt;살아난 시체들의 밤&amp;gt;으로 미국 사회의 병폐를 은유한 이래 좀비는 학습 능력을 갖추기도 하고(&amp;lt;시체들의 낮&amp;gt;(1985)) 뛰는 것에도 익숙해졌으며(&amp;lt;28일 후&amp;gt;(2003)) 전 세계로 퍼져 로컬 좀비물이 쏟아져 나오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최근 좀비물의 경향은 과거와는 또 다르다. 이전의 좀비물이 주로 장르의 재미 측면에서 발전을 거듭해왔다면 근래 등장하는 작품들은 좀비를 현실 깊숙이 개입시킨다. 다큐멘터리 기법을 도입한 &amp;lt;REC&amp;gt;(2007)를 기점으로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감이 극에 달한 이때 좀비물은 시대를 반영한 풍자로, 집단의 무의식에 스며든 공포의 발현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lt;BR&gt;&lt;BR&gt;&amp;lt;이웃집 좀비&amp;gt;의 출발도 바이러스다. 신종플루의 기세가 한풀 꺾인 이후 찾아온 ‘좀비 바이러스’의 출현에서 출발하는 이 영화는 결국 이 모든 사태의 이면에 도사린 거대 제약회사의 음모와 비리를 전제로 한다. 물론 &amp;lt;이웃집 좀비&amp;gt;는 이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는다. 다만 신종플루와 관련한 제약회사의 음모론이 실제로 의심받는 상황에서 ‘생활형 좀비물’로 각광받는 &amp;lt;이웃집 좀비&amp;gt;의 현실감을 극적으로 높이는 장치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대부분의 에피소드가 장르적 재미에 충실한 가운데 사회적 메시지가 짙은 &amp;lt;그 이후… 미안해요&amp;gt;가 유독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amp;nbsp; &lt;BR&gt;&lt;BR&gt;&amp;lt;이웃집 좀비&amp;gt;는 실제 오영두, 장윤정 부부의 옥수동 집에서 촬영됐다. 한정된 장소를 가지고 매 에피소드마다 다른 공간인양 영화적 속임수를 쓰는데 여기를 벗어나는 에피소드는 &amp;lt;백신의 시대&amp;gt;와 &amp;lt;그 이후… 미안해요&amp;gt;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amp;lt;백신의 시대&amp;gt;는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다른 장소에서 촬영됐고 &amp;lt;그 이후… 미안해요&amp;gt;는 집안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심리적인 스케일을 외부로까지 확장한다. 이 에피소드는 한 남자가 정체불명의 여자에게 쫓기는 이야기지만 그 안에는 좀비였다가 인간으로 돌아와 소수자로 전락한 이들의 힘겨운 세상살이가 담겨 있다. 그런 점에서 &amp;lt;그 이후… 미안해요&amp;gt;는 &amp;lt;이웃집 좀비&amp;gt;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영화처럼 보인다. &lt;BR&gt;&lt;BR&gt;사실 &amp;lt;이웃집 좀비&amp;gt;는 ‘좀비’보다 ‘이웃집’에 무게중심이 기울어진 영화다. 그 때문에 좀비의 활약상(?)을 기대한 이들에게 다소 심심할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소박함이야말로 이 영화가 발산하는 매력의 정수다. &amp;lt;이웃집 좀비&amp;gt;의 좀비들은 단순히 공포의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공권력이라는 무시무시한 총구 앞에서 보호해야할 내 애인(&amp;lt;도망가자&amp;gt;)이자 우리 부모(&amp;lt;뼈를 깎는 사랑&amp;gt;)이고 지켜내야 할 백신(&amp;lt;백신의 시대&amp;gt;)이다. 그것은 한편으론 막강해진 국가권력 앞에서 항의해야할 목소리를 잃고 시위해야할 수족을 잃은 서민들의 삶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우리 이웃집에 소수자가 살아도 박해하지 않고 이에 대한 편견에 대해 그것이 편견이라고 말할 줄 아는 태도가 이 영화에서 목격된다. &lt;BR&gt;&lt;BR&gt;&amp;lt;이웃집 좀비&amp;gt;는 한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좀비물은 아니다. 하지만 이전 한국의 좀비물들은 그 시도 자체가 영화의 의미와 등치될 만큼 이벤트성이 강했을 뿐더러 세계적인 조류에서 멀리 떨어진 좀비물에 다름 아니었다. &amp;lt;이웃집 좀비&amp;gt;는 다르다. 최근의 경향을 그대로 따르면서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의 눈매마저 날카롭게 세운다는 점에서 새로운 감수성의 출현이라고 불러도 마땅한 것이다. &lt;BR&gt;&lt;BR&gt;&lt;BR&gt;&lt;STRONG&gt;저예산의 한계를 극복한 장르 문법&lt;BR&gt;&lt;BR&gt;&lt;/STRONG&gt;&amp;lt;이웃집 좀비&amp;gt;가 보여주는 새로운 감수성의 기본 바탕이 되는 것은 장르성이다. &amp;lt;이웃집 좀비&amp;gt;는 저예산 독립영화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저예산의 한계를 장르 문법에 기반을 둔 이야기의 힘으로 극복하고 있다. 이는 최근의 독립영화에서 두드러지는 경향이기도 하다. 지난 한해 개봉했던 독립영화를 보더라도, 김태곤 감독의 &amp;lt;독&amp;gt;은 행복한 가족의 이면에 숨겨진 비밀을 공포로, 안슬기 감독의 &amp;lt;지구에서 사는 법&amp;gt;은 권태기 부부의 이야기를 외계인 남편과 지구인 부인이라는 SF적 설정으로, 여명준 감독의 &amp;lt;도시락&amp;gt;은 결투가 허용된 가상의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남자의 대결을 액션물로 풀어가며 두드러진 장르적 경향을 보여줬다. &lt;BR&gt;&lt;BR&gt;개인적으로 2009년 독립영화가 거둔 가장 큰 성과는 &amp;lt;워낭소리&amp;gt;와 &amp;lt;똥파리&amp;gt;의 전국적인 흥행보다 장르에 방점을 둔 독립영화의 출현이라고 보는 쪽이다. 장르영화는 감독과 관객 간에 화술과 스타일에서 어떤 규칙을 전제하는 까닭에 관객의 흥미를 쉽게 끌어내기 용이하다. &amp;lt;이웃집 좀비&amp;gt;처럼 장르적 범위 안에서 사회적 메시지를 용인하는 방식은 좀비를 전면에 내세우는 이 영화가 관객의 거부감을 사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여 장르영화는 굳이 큰돈을 들이지 않아도 제작이 가능할 뿐 아니라 장르 규칙에 대한 강제성이 크지도 않아 이를 비트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이야기로 기능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lt;BR&gt;&lt;BR&gt;저예산에 맞는 장르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장르가 저예산으로 가능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amp;lt;이웃집 좀비&amp;gt;가 이미 증명한 바, 이름난 배우의 섭외, 컴퓨터그래픽의 사용, 거액의 제작비 없이도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용이하고 볼거리를 강화할 수 있기에 장르만큼 적합한 용기는 없는 셈이다. 다시 말해, 색다른 소재와 파격적인 설정에 드라마를 끼워 맞추는 대신 이야기에 장르성을 강화하고 그 속에서 색다른 시도를 해야 독립영화도 좀 더 지속적으로 관객의 관심을 끌기가 쉬워질 것이다.&amp;nbsp; &lt;BR&gt;&lt;BR&gt;&amp;lt;이웃집 좀비&amp;gt;에서 특히 두드러진 장르적 움직임은 독립영화계의 변화한 인식을 가늠케 한다. 주류 영화계와는 차별된 소재와 이야기를 다루는 것에는 예전과 변함이 없지만 이를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관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 대중친화적인 사고의 폭이 유례없이 넓어진 게 사실이다. &amp;lt;생산적 활동&amp;gt; &amp;lt;경축! 우리사랑&amp;gt; 등으로 독립영화계에서 잔뼈가 굵은 오점균 감독은 이런 얘기를 했다. “이야기를 가장 흥미 있는 방법으로 전달하는 할리우드 장르 문법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야 한다. 단지 할리우드 것이라고 틀에 박힌 이야기, 전형적인 구성이라고 깎아내릴 건 아니다. 저예산영화들도 필요하다면 할리우드 장르를 적극 받아들여 관객에게 어필해야 한다.” 일상 생활 속에 침투한 생계형 좀비라는 장르적 설정으로 무장한 &amp;lt;이웃집 좀비&amp;gt;가 2월 18일 관객을 기다린다.&lt;BR&gt;&lt;BR&gt;&lt;/P&gt;
&lt;DIV style=&quot;TEXT-ALIGN: right&quot;&gt;&lt;div class=&quot;imageblock right&quot; style=&quot;float: right; margin-left: 10px;&quot;&gt;&lt;img src=&quot;http://ddanzimovie.com/attach/10/1301774031.jpg&quot; alt=&quot;사용자 삽입 이미지&quot; height=&quot;50&quot; width=&quot;150&quot; /&gt;&lt;/div&gt;&lt;BR&gt;딴지일보&lt;BR&gt;(2010.2.15)&lt;/DIV&gt;</description>
			<category>Critic</category>
			<category>2009</category>
			<category>류훈</category>
			<category>오영두</category>
			<category>이웃집 좀비</category>
			<category>장윤정</category>
			<category>좀비</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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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한국</category>
			<category>홍영근</category>
			<author>(허남웅)</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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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16 Feb 2010 22:40:57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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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39;영진위&#039;라는 이름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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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P&gt;&lt;div class=&quot;imageblock center&quot; style=&quot;text-align: center; clear: both;&quot;&gt;&lt;img src=&quot;http://ddanzimovie.com/attach/10/1290008903.jpg&quot; alt=&quot;사용자 삽입 이미지&quot; height=&quot;500&quot; width=&quot;550&quot; /&gt;&lt;/div&gt;&lt;BR&gt;낙원동에 위치한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현재 ‘2010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이하 ‘친구들 영화제’)가 한창이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친구들 영화제는 한국의 대표적인 영화광 감독과 배우, 영화평론가들이 직접 추천한 영화를 한 달 넘게(1.15~2.28) 상영하는 자리로 박찬욱, 봉준호, 이명세, 최동훈, 김지운, 안성기, 정성일 등이 참여한 명실공이 서울아트시네마의 대표적인 행사다. 이 기간 동안 서울아트시네마는 상영관을 찾는 관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으며 영화가 끝난 후면 이를 추천한 영화인과 관객 사이에서는 열띤 토론이 이뤄지는 등 말 그대로 ‘시네마 천국’에 다름 아니다. &lt;BR&gt;&lt;BR&gt;마냥 축제 분위기여야 할 친구들 영화제의 올해 분위기는 예년과 달리 심상치 않다. 현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서울아트시네마의 1년 운영비 중 30% 정도를 지원한다는 이유로 공모제를 추진하면서 앞으로의 미래가 불투명하게 됐다. 이미 2010년 영상미디어센터 및 독립영화전용관 사업자 선정을 둘러싸고 미디액트와 인디스페이스가 그간의 업적을 부정당하고 ‘한국다양성영화발전협의회’, ‘시민영상문화기구’라는 유령 단체에게 운영권을 강제로 넘겨준 상황. 서울아트시네마 역시 시네마테크 전용관 운영자 공모제를 통해 집을 뺏길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있는 것이다. &lt;BR&gt;&lt;BR&gt;지난 1월 29일 오승욱 감독이 추천한 조셉 로지의 &amp;lt;트로츠키 암살&amp;gt;(1972)이 상영되기 전 관객 대표자가 서울아트시네마의 위기 상황을 알리며 사태 해결을 위한 관객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시네마테크, 관객이 공모한다!’는 주제로, 5000명 이상의 관객들이 매달 1만 원 이상 씩을 1년 동안 후원한다면 서울아트시네마를 1년 간 지킬 수 있다는 요지의 발언이었다. 당장 3월 만료를 앞둔 허리우드 극장 측과의 공간임대 계약을 연장해 급한 불을 끄고 관객의 후원으로 얻게 될 앞으로의 1년 동안 ‘서울에 시네마테크전용관을 설립하기 위한 추진위원회’가 정책 당국자와의 협의를 통해 안정적인 공간 확보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lt;BR&gt;&lt;BR&gt;영화판에 ‘철거주의’ 유령이 떠도는 것은 사실 그리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 미디액트와 인디스페이스, 그리고 서울아트시네마의 공모제 사태는 영진위를 앞세운 MB정부의 개발논리가 빚은 또 하나의 참극이다. 겉으론 더 나은 환경을 정당성으로 내세우면서 결국엔 자기 잇속을 챙기기 위한 MB진영의 천박한 자본주의 논리는 비단 용산에만 한정하지 않는다. 대기업과 지배층의 천문학적 수익 창출을 위해 서민의 기본권이 박탈당한 용산 참사의 개발논리 구조는 보수주의 세력을 등에 업은 영진위가 관객의 볼 권리를 침해하는 구도 속에 고스란히 영화판에서 재현되고 있다. &lt;BR&gt;&lt;BR&gt;그래서일까, 올해 친구들 영화제의 상영 목록을 보면 불도저식 개발논리를 비꼬거나 자본에 억압받는 민중의 분노를 다룬 영화들이 전면에 포진한다. 봉준호 감독이 추천한 존 부어맨의 &amp;lt;서바이벌 게임&amp;gt;(1972)은 무분별한 자연 훼손이 빚은 폭력과 야만성에 대한 비극적 최후를 다루고, 박찬옥 감독(&amp;lt;파주&amp;gt;)이 추천한 마이크 리의 &amp;lt;네이키드&amp;gt;(1993)는 대처리즘에 입각한 보수주의 정부 하에서 하층민과 노동 계급이 겪는 불안한 현재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세기말적 풍경을 그리며, 존 포드의 &amp;lt;분노의 포도&amp;gt;(1940)는 자본가의 탐욕으로 궁지에 몰린 노동자가 사회의 불평등을 인식하고 각성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lt;BR&gt;&lt;BR&gt;그중에서도 &amp;lt;트로츠키 암살&amp;gt;은 우연치고는 너무나 흡사하리만치 현재 서울아트시네마를 둘러싼 영화계의 환경을 은유(metaphor)하기 적절한 작품이라 할만하다. &amp;lt;트로츠키 암살&amp;gt;은 제목 그대로의 영화다. 트로츠키보다 ‘암살’쪽에 더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영화는, 그래서 정치색을 띠지 않는다. 대신 혁명 주변을 떠도는 유령 같은 이들의 행위에 초점을 맞춘다. &amp;lt;트로츠키 암살&amp;gt;이 다루는 유령(?)은 바로 트로츠키와 그를 암살하려는 암살자다. 트로츠키는 혁명 노선을 두고 스탈린과 맞서다 망명한 후 유령처럼 세계 각지를 떠돌았고 암살자는 스탈린의 지시에 따라 이름도, 신분도, 무엇보다 스스로의 신념도 버린 유령 그 자체였다. &lt;BR&gt;&lt;BR&gt;여기서 조셉 로지 감독이 더욱 주목하는 이는 암살자다. 특히 암살자의 역할을 알랭 들롱이 연기했다는 사실이 이채롭다. 많이 알려졌듯, 알랭 들롱은 날카로운 외모에서 풍기는 우수에 찬 고독의 이미지로 ‘엣지남’의 대명사처럼 통하는 전설적인 배우다. 그런 그가 &amp;lt;트로츠키 암살&amp;gt;에서 자신의 필모그래프를 통틀어 가장 이질적인 연기를 펼친다. 개인적으로 알랭 들롱이 암살자 역할을 맡았다고 해서 기대를 모았건만 웬걸 이 영화에서는 암살이라는 행위 자체에 함몰되어 사리불별이 제대로 되지 않고 때에 따라 신념이 오락가락하는 인물로 묘사되는 것이다. &lt;BR&gt;&lt;BR&gt;조셉 로지 감독은 알랭 들롱이 전작에서 보여줬던 멋있는 킬러의 이미지를 비틀어 암살자를 조롱의 대상으로 삼는다. 극중 암살자가 행하는 암살의 기저에는 자신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저 혁명의 분위기에 휘둘려 달려가는 버스에 몸을 실으려는 객기의 기운이 짙게 깔려있다. 그것이 가져오는 결과는 너무나 참혹해서 주변 사람들을 곤경에 빠뜨리는 것을 넘어 트로츠키가 꿈꾼 영구혁명의 꿈은 그대로 물거품이 되고 만다. 그날 &amp;lt;트로츠키 암살&amp;gt;의 상영 후 이뤄진 관객과의 대화에서 이 영화를 영진위가 서울아트시네마에게 가하는 공모제 시행과 연결 지어 설명하는 이들이 많았다. &lt;BR&gt;&lt;BR&gt;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암살자에게서 영진위의 모습이 겹쳐졌다. 물론 영진위가 암살자라는 뜻은 아니고 (설마 그럴 리가!) 극중 암살자의 결정적인 행동을 가능하게 한 ‘동기’와 그 행동이 가져온 ‘파장’이 지금 영진위가 영화계에 불러일으킨 혼란의 기운과 맞닿아있는 것이다. 미디액트부터 인디스페이스, 서울아트시네마까지 (들리는 바에 의하면 영진위의 다음 목표는 한국영화아카데미라고 한다!) 일련의 공모제 사태를 가능케 한 배경은 앞서 밝힌바 MB정부의 개발논리(를 앞세운 반대세력 척결?)이고 더욱 큰 문제는 그런 식의 일방적인 업무집행이 영화생태계의 기초터전을 파괴한다는데 있다.&lt;BR&gt;&lt;BR&gt;그 과정에서 공정한 집행 절차와 투명한 심사를 요구하는 여론에 맞서 영진위가 내세운 논리라는 것은 궁색하기 짝이 없다. 미디어센터 및 독립영화전용관 사업자 선정 결과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는 ‘선정과정이 공정했다.’며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여러 기사를 통해 보도됐듯이 결국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음이 밝혀졌고 서울아트시네마의 공모제에 대한 항의를 접한 조희문 위원장은 “관객은 안정적으로 영화만 보면 된다.”고 답했다가 빈축을 사기도 했다. 여기서 우리가 목격할 수 있는 것은 신념도, 목적도, 스스로의 존재 자체도 망각한 유령 같은 영진위의 정체다.&amp;nbsp; &lt;BR&gt;&lt;BR&gt;&amp;lt;트로츠키 암살&amp;gt;에서 극중 트로츠키(리차드 버튼)는 이런 얘기를 한다. “나의 말은 앞문으로 나가 세계에 혁명을 전파하고 뒷문으로 돌아온다.” 극 중반까지 트로츠키의 이 말은 속뜻을 헤아리기 힘든 궤변처럼 비친다. 하지만 결말에 이르면 원래 의도가 특정 세력의 입맛에 맞게 왜곡되는 상황에 대한 비판임이 밝혀진다. 현 영진위가 우려와 반발에도 불구, 자기 입맛에 맞는 정책을 일방 추진하는 것은 국가 발전이라는 허울 좋은 미명 하에 뒤로는 자기 뱃속을 불리는 MB즘의 도래 탓이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서는 거창한 명분을 방패를 두르고 사회를 좀먹는 MB즘의 폐해가 곳곳에서 발견된다. 영화판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 우리 영화계에는 ‘영진위’라는 이름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 &lt;BR&gt;&lt;BR&gt;&lt;BR&gt;&lt;STRONG&gt;ps&lt;/STRONG&gt;. 기사가 나간 이후 영진위는 2월 10일 끝내 시네마테크 전용관 운영자 공모제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것도 시네마테크 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 허리우드 3관이라고 장소까지 못 박으면서 말이다. 서울아트시네마는 영진위가 설립한 단체가 아니다. 그저 일정액을 지원만 했을 뿐이다. 애초 서울아트시네마는 공모제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이에 대해 해명해야할 영진위의 조희문 위원장은 베를린영화제 출장을 핑계로 한국을 떠났다고 한다. 유령처럼 훌쩍. &lt;BR&gt;&lt;BR&gt;&lt;/P&gt;
&lt;DIV style=&quot;TEXT-ALIGN: right&quot;&gt;&lt;div class=&quot;imageblock right&quot; style=&quot;float: right; margin-left: 10px;&quot;&gt;&lt;img src=&quot;http://ddanzimovie.com/attach/10/1290712533.gif&quot; alt=&quot;사용자 삽입 이미지&quot; height=&quot;55&quot; width=&quot;153&quot; /&gt;&lt;/div&gt;&lt;BR&gt;무비스트&lt;BR&gt;(2010.2.11)&lt;/DIV&gt;</description>
			<category>COLUMN</category>
			<category>영진위</category>
			<category>영화진흥위원회</category>
			<category>조희문</category>
			<category>철거주의</category>
			<author>(허남웅)</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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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Fri, 12 Feb 2010 22:42:10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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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이패드는 장르문학 시장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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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P&gt;&lt;div class=&quot;imageblock center&quot; style=&quot;text-align: center; clear: both;&quot;&gt;&lt;img src=&quot;http://ddanzimovie.com/attach/10/1382989912.jpg&quot; alt=&quot;사용자 삽입 이미지&quot; height=&quot;654&quot; width=&quot;550&quot; /&gt;&lt;/div&gt;&lt;BR&gt;얼마 전 장르문학 출판사 관계자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역시나(!) 이 자리에서도 지난달 27일 공개된 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iPad)는 단연 화제였다. 아이패드에 대한 개인적인 소회에서부터 국내 출시 전망까지, 그중에서도 아이패드가 소설 시장의 미래, 좀 더 구체적으로는 국내 장르소설 시장의 활성화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여부에 집중적인 이야기가 오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이패드가 출시되어봐야 알 수 있다는 지극히 원론적인 수준에서 서둘러 수다(?)를 마무리 지었다.&lt;BR&gt;&lt;BR&gt;‘스마트폰과 노트북의 장점만 살린 혁명적인 제품’, ‘아이폰의 신화를 이어가기에는 역부족’ 등 아이패드를 두고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자책(e-book)을 위한 가장 최적화된 기기라는 사실에는 별다른 이견을 제기할 사람은 아마 없을 듯하다. A4 용지 크기의 680그램짜리 아이패드는 휴대가 간편해 언제 어디서나 꺼내보기 용이하고, 흑백만 가능한 기존의 전자책과 달리 컬러가 지원돼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며, 아이폰보다 월등한 크기의 액정은 눈의 피로감을 덜어줘 장시간 화면을 응시할 수 있는 장점을 갖는다. 특히 입체형 가상 서가를 통해 책을 검색할 수 있고 애플 특유의 정전식 터치로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 등 실제 책을 소유한 듯한 느낌을 제공한다는 점은 가히 획기적이라 할만하다. &lt;BR&gt;&lt;BR&gt;아이패드가 기존의 전자책 시장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예상은 충분히 가능하다. 아니 머지않아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전망된다. 아닌 게 아니라, 애플은 아이패드 출시와 함께 ‘아이북스토어’(iBookstore)라는 새로운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해 변화를 예고했다. 사용자들은 아이북스토어를 통해 책을 구매하거나 다운로드 할 수 있다. 이미 애플은 아이팟의 콘텐츠망인 ‘아이튠즈’(iTunes)로 음악 다운로드 시장의 유료화를 정착시키며 사양길로 접어들던 음반시장을 회생시키기도 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미국 내 주요 출판업체인 하퍼콜린스, 펭귄, 사이먼앤슈스터, 맥밀란, 하체트 북그룹 등이 아이북스토어에 참여해 전자책 시장에서의 선점효과를 노리고 있다. 또한 더 많은 전자책 콘텐츠 업체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 태세란다. &lt;BR&gt;&lt;BR&gt;국내 출판계 또한 아이패드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내 출시가 힘들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서도 출시를 기정사실화하고 콘텐츠 마련에 분주한 것이다. 여기에는 미국에서처럼 아이패드가 국내 전자책 시장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각이 짙게 깔려있다. 안 그래도 대형서점과 인터넷서점을 중심으로 아이패드에 적합한 콘텐츠 개발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주로 젊은 층을 타깃 삼은 콘텐츠에 주력하고 있다는데 이들이 핸드폰을 통한 정보 습득을 생활화한 까닭에 아이패드를 이용한 전자책 소비에 거부감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따른 결과다. 처세술서와 경영서에 집중된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링크 기능 및 동영상 등 부가서비스를 강화하면 수지맞는 장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lt;BR&gt;&lt;BR&gt;물론 넘어야 할 벽 또한 만만치 않다. 우선 가격 경쟁력 획득은 필수적이다. 전자책은 일정 시간 동안 관람이 가능한 영화와 드라마 동영상 서비스와 달라서 파일 자체의 영구 소장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출판사는 (해당 작가나 수입 출판사에) 별도의 판권료를 지불해야 하는 부담을 갖는다. 기존 전자책의 가격이 실제 책의 70%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훨씬 저렴해지지 않는 이상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데 장애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대형서점과 인터넷서점처럼 자금력이 막강한 곳을 제외한 업체들이 아이패드의 출현과 그에 따른 시장의 변화가 예고됨에도 콘텐츠 개발에 쉽게 나서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lt;BR&gt;&lt;BR&gt;하지만 이들이 시장 진입을 망설이는 보다 더 큰 이유는 아이패드가 기존 전자책 시장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예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이라고 보는 까닭이다. 이미 애플이 앱스토어(App Store)로 프로슈머(Prosumer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개발하거나 아이디어를 제공하면 이를 기업이 받아들이는 방식) 환경을 본격화한 상황에서 아이북스토어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사이버 시장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많은 이들이 생각한다. 그렇게 될 경우, 작가가 글을 완성하면 출판사를 통하지 않고 곧바로 앱스토어에 등록해 독자와 만날 수 있다. 아이패드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사실은 명약관화하지만 변화의 추이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군소업체들은 선뜻 나서기 쉽지 않은 것이다. &lt;BR&gt;&lt;BR&gt;대신 작가들에게 아이패드의 출현은 높은 기대감을 갖게 한다. 특히 국내 장르 작가들에게 아이북스토어와 같은 앱스토어는 폭넓은 독자들과 만날 수 있는 신천지다. 순문학이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는 한국에서 장르문학은 소위 소장 가치가 떨어지는 책이란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 그래서 일찍이 국내 장르소설은 온라인상에서 ‘그들만의 리그’를 통해 장르문학의 활성화를 도모해왔다. 하지만 아이패드가 국내에 출시되고 아이북스토어가 상용화된다면 장르작가들의 등단의 무대는 온라인상에서 앱스토어로 옮겨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아이패드가 국내 장르소설의 보다 빠른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 믿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lt;BR&gt;&lt;BR&gt;나는 아이패드가 출판시장에서의 전자책이라는 디지털 환경 자체의 변화 뿐 아니라 오프라인 시장의 재편까지 포괄한다고 보는 쪽이다. 최근 국내 장르작가들의 데뷔 형태가 ‘매드클럽’, ‘환상문학 웹진 거울’ 등과 같은 장르문학 웹진을 발판삼아 오프라인으로 진출하는 것임을 감안할 때 아이패드의 출현은 이 같은 환경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본다. 예컨대, 온라인을 통해 기량을 갈고 닦은 작가는 때가 됐다싶으면 아이북스토어를 통해 독자들로부터 실력을 검증받을 수 있고 출판사는 앱에 올라온 목록을 검색하면서 될 성싶은 나무를 선별해 오프라인에서의 안정적인 작품 수급으로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lt;BR&gt;&lt;BR&gt;물론 이는 개인적으로 추론해본 예상 시나리오일 뿐 결과를 미리 단정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 아이패드가 언제 출시될지 알 수 없고, 처세술서와 화제작 위주로 전자책 판매가 호조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패드가 국내의 독서 인구, 특히 장르소설 독자를 비약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아이북스토어가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장(章)으로 기능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내가 장르문학 출판사 관계자와 아이패드에 대한 열띤 수다를 펼치고도 ‘출시되어봐야 알 수 있다.’고 꼬리를 내린 이유는, 그래서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아이패드가 작가와 같은 생산자에게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이다. &lt;BR&gt;&lt;BR&gt;문화비평가 이택광은 자신의 블로그(&lt;a href=&quot;http://wallflower.egloos.com/&quot;&gt;http://wallflower.egloos.com/&lt;/a&gt;)에서 아이패드의 가능성에 대해 ‘거대자본으로부터 독립적인 문화생산자들이 자기 제품을 앱으로 만들어서 마음껏 팔 수 있는 사이버 시장이 열릴 수 있다. 콘텐트 제작자가 산지직송판매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는 셈이다.’라고 얘기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이미 아이폰의 앱스토어를 통해 앱개발자가 대박을 쳤다는 소식은 하루가 멀다 하고 신문지면과 대형 포털 사이트의 헤드를 장식하고 있다. 분명 이는 적절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국내 장르작가들에게 희소식이다. 만약 누군가가 아이패드가 장르소설의 미래를 바꿀 수 있을 것인가 라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답해주고 싶다.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lt;BR&gt;&lt;BR&gt;&lt;/P&gt;
&lt;DIV style=&quot;TEXT-ALIGN: right&quot;&gt;&lt;div class=&quot;imageblock right&quot; style=&quot;float: right; margin-left: 10px;&quot;&gt;&lt;img src=&quot;http://ddanzimovie.com/attach/10/1311136047.gif&quot; alt=&quot;사용자 삽입 이미지&quot; height=&quot;55&quot; width=&quot;153&quot; /&gt;&lt;/div&gt;&lt;BR&gt;무비스트&lt;BR&gt;(2010.2.3)&lt;/DIV&gt;</description>
			<category>Genre</category>
			<category>iBookstore</category>
			<category>iPad</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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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아이패드</category>
			<author>(허남웅)</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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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Fri, 05 Feb 2010 01:13:15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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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lt;500일의 썸머&gt; 사랑에 운명이란 게 있나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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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lt;P&gt;&lt;div class=&quot;imageblock center&quot; style=&quot;text-align: center; clear: both;&quot;&gt;&lt;img src=&quot;http://ddanzimovie.com/attach/10/1201462674.jpg&quot; alt=&quot;사용자 삽입 이미지&quot; height=&quot;288&quot; width=&quot;190&quot; /&gt;&lt;/div&gt;&lt;BR&gt;2009년 로맨틱 영화의 가장 큰 성과랄 수 있는 마크 웹 감독의 &amp;lt;500일의 썸머&amp;gt;가 국내 극장가에서 썩 재미를 못보고 있다. 1월 21일 221개관에서 개봉하고도 일주일 동안 고작 8만 명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지난 한 해 미국 평단이 꼽은 10대 영화 리스트(‘USA Today&#039; ’Rolling Stone&#039; &#039;Premere&#039; 등)에 대부분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결과다. 마크 웹 감독이 데뷔작 &amp;lt;500일의 썸머&amp;gt;의 성공을 등에 업고 샘 레이미가 물러난 &amp;lt;스파이더맨4&amp;gt;의 새 감독으로 결정된 사실이 알려졌다면 결과가 다소 바뀌었을까.&lt;BR&gt;&lt;BR&gt;&lt;BR&gt;&lt;STRONG&gt;소년, 소녀를 만나다&lt;BR&gt;&lt;BR&gt;&lt;/STRONG&gt;&amp;lt;500일의 썸머&amp;gt;는 그 흔한 사랑과 그 이후 벌어지는 이별을 다룬 영화다. 다만 마크 웹 감독은 뻔한 사랑과 이별 얘기를 연대기 순으로 진행하는 대신 시간을 재배열함으로써 전혀 다른 함의를 갖는 로맨틱영화로 탈바꿈시켰다. 로맨틱코미디영화에 &amp;lt;21그램&amp;gt;의 형식을 합했다고 할까. 영화는 초반 10분 동안 그런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오프닝과 함께 반지를 낀 여자의 손이 남자의 손 위로 포개지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이는 마치 이들의 사랑이 결실을 맺으려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이야기는 곧 이은 장면에서 이들이 처음 만난 ‘1일째’로 돌아간다. &lt;BR&gt;&lt;BR&gt;축하카드를 제작하는 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하는 톰(조셉 고든 레빗)은 사장의 새 비서 썸머(주이 드샤넬)를 보고 첫 눈에 반한다. 다소 소극적인 성격의 톰은 썸머가 사랑에 큰 관심이 없음을 알고는 일단 마음속에만 그녀를 담아둔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더 스미스’의 음악을 썸머 역시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운명적인 사랑을 감지하니. 여타의 로맨틱영화였다면 이후 주인공 커플이 불같은 사랑을 나눴을 테지만 &amp;lt;500일의 썸머&amp;gt;는 별안간 290일째로 넘어가 썸머에게 이별 통보를 받은 톰의 좌절한 표정을 보여준다. 첫 장면에서 그렸던 톰과 썸머 커플에 대한 환상이 확 깨지는 순간이다. &lt;BR&gt;&lt;BR&gt;이처럼 &amp;lt;500일의 썸머&amp;gt;는 톰과 썸머가 관계한 시간을 뒤죽박죽 나열하며 사랑에 대한 환상의 풍선을 터뜨리는 형식을 취한다. 톰과 썸머의 첫 만남의 에피소드 뒤에 바로 이별의 사연이 자리 잡고 가구 매장에서 소꿉놀이하듯 펼치는 이들의 닭살 행각을 따라가던 카메라가 홀로된 톰이 다시 매장을 찾아 씁쓸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비추는 식이다. 여기에는 사랑을 운명으로 대하는 남자와 사랑을 현실적으로 대하려는 여자 사이에 존재하는 괴리를 드러내 로맨틱영화의 공식을 재정의 하려는, 더 나아가 사랑에 대해 더 깊이 성찰해보려는 감독의 소박한 야심이 뽀얗게 서려있다. &lt;BR&gt;&lt;BR&gt;이 영화가 시종일관 경쾌한 톤을 유지하고 선배 로맨틱코미디 영화에 대한 영향력을 숨기지 않는 것은 &amp;lt;500일의 썸머&amp;gt;가 다루는 사연이 사랑의 끝이 아니라 진정 사랑의 본질에 대해서 알아가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더 스미스’ ‘홀 앤드 오츠’, ‘사이먼 앤 가펑클’ 등의 음악을 극에 적극 개입시키는 연출은 &amp;lt;사랑도 리콜이 되나요&amp;gt;(2000)를 연상시키고 뮤지컬 영화에 대한 패러디부터 잉그마리 베르히만의 &amp;lt;제7의 봉인&amp;gt;(1957)과 &amp;lt;페르소나&amp;gt;(1966)에 대한 재치 있는 오마주까지, 겉보기엔 로맨틱코미디 장르의 최근 조류를 취하고 있지만 이상화된 사랑의 무책임한 결론을 향해 가지 않는 것이다. &lt;BR&gt;&lt;BR&gt;이미 주인공 톰을 소개하는 내레이션부터가 심상치 않다. 내레이터(리처드 맥고나글) 왈, 톰은 &amp;lt;졸업&amp;gt;(1967)의 결말을 잘못 이해하고 사랑을 경험한 케이스란다. 톰은 ‘사랑은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소유자인데 사실 &amp;lt;졸업&amp;gt;의 마지막 장면은 운명론적인 사랑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유명하다. 아마도 톰은 극중 벤자민(더스틴 호프먼)이 결혼식장에서 일레인(캐서린 로스)을 데리고 나오는 장면을 보고 사랑에 대한 환상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랑의 도피에 성공한 벤자민과 일레인이 버스 뒷좌석에 자리하고 긴장을 푸는 순간 이들을 바라보는 일군의 어른들의 걱정스러운 눈빛은 사랑이 운명만으로 충족되는 감정이 아님을 역설한다. &lt;BR&gt;&lt;BR&gt;&lt;BR&gt;&lt;STRONG&gt;사랑은 움직이는 거야&lt;BR&gt;&lt;BR&gt;&lt;/STRONG&gt;&amp;lt;500일의 썸머&amp;gt;의 톰을 보며 &amp;lt;봄날은 간다&amp;gt;(2001)의 상우(유지태)를 떠올리는 건 자연스럽다. 사랑을 운명이라고 믿는 톰이나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고 떼쓰는(?) 상우나 사랑에 있어서 순진한 면모는 매한가지인 것이다. (더군다나 톰은 자신의 사랑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한참이나 나이 어린 여동생에게 카운슬링을 받고 안정을 취한다!) 그에 반해 썸머는 (역시 &amp;lt;봄날은 간다&amp;gt;의 은수(이영애)처럼!) 사랑에 대해 좀 더 유연한 태도를 취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랑을 감정의 의무라고 생각해 강제하지 않고 환상 따위 품지 않으며, 그래서 현실에 대한 감각도 톰에 비해 월등하다. 다만 그 나이 대 여자들에게서 종종 목격되는, 이미 사랑에 대해 모든 걸 아는 듯 젠체하는 태도는 썸머 역시 어느 면에서 톰과 다를 바 없이 유아적인 것이 사실이다.&lt;BR&gt;&lt;BR&gt;&amp;lt;500일의 썸머&amp;gt;는 한편으론 톰과 썸머 중 누가 먼저 사랑에 대한 환상을 깸으로써 좀 더 빨리 성장하는지를 비교, 분석하려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긴다. 그리고 당연히 더 오래도록 실험대상(?)을 남는 쪽은 톰이다. 남자라는 동물 자체가 그렇다. 사랑에 거품을 잔뜩 치장하고 거품이 빠져도 오랫동안 헤어 나올 줄은 모르며 그걸로 세상 끝이라고 생각하는 게 그 놈의 남자다. 한마디로 여자에 비해 덜 현실적이고 조금 더 비하하자면 철이 없다. &lt;BR&gt;&lt;BR&gt;&amp;lt;500일의 썸머&amp;gt;의 각본 자체가 그런 남자에 의해 쓰였다. 이 영화의 각본가 스콧 뉴스타터는 첫사랑 여자와 헤어진 뒤 겪은 감정을 고스란히 &amp;lt;500일의 썸머&amp;gt;에 담았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마이크 니콜스의 &amp;lt;졸업&amp;gt;이었고 ‘더 스미스’ 노래에 꽂혀 몇날 며칠을 이어폰만 꽂고 살았으며 그러면서 사랑은 운명으로 굳게 믿었던 것이 바로 스콧 뉴스타터다. 그는 자신을 떠나간 첫 사랑을 이해할 수 없었다. &amp;lt;500일의 썸머&amp;gt;가 시작되자마자 나오는 자막, ‘등장인물들이 현존하는 사람과 닮았다면 그건 순전히 우연일 뿐입니다. 특히 당신, 제니 베크먼... Bitch!&#039;인데 제니 베크먼이 바로 스콧 뉴스타터의 첫 사랑이었더랬다. &lt;BR&gt;&lt;BR&gt;다만 각본가 스콧 뉴스타터는 이제 어느 정도 객관적인 선에서 자신의 사랑을 돌아볼 만큼 몇 번의 사랑을 경험하고 나이도 더 먹으면서 좀 더 현실적인 인물에 가까워졌다. &amp;lt;500일의 썸머&amp;gt;의 각본을 썼다는 것이 그 증거다. 그 중에서도 썸머의 손이 톰의 손 위로 포개지는 장면을 전략적으로 영화의 앞뒤에 구성한 배치는 &amp;lt;500일의 썸머&amp;gt;의 의도를 명증하는 구조의 핵심이라 할만하다. 처음 제시될 때는 관객들에게 이들의 결혼을 암시하는 역할을 하지만 영화의 결말부에 다시 한 번 반복되는 이 장면의 의미는 정반대로 그들의 사랑이 완전히 끝을 맺는 순간이면서 또한 톰이 운명의 사랑에 대한 환상을 깨는 순간이기도 하다. &lt;BR&gt;&lt;BR&gt;그러면서 톰이 깨닫는 사실이란 사랑은 바로 우연에서 비롯되는 일종의 현상이라는 것. 운명적인 사랑이란 관계를 맺으며 그 관계 속에서 꽃을 피우는 것이지 이미 피운 꽃을 갖는 게 아니라는 지극히 당연한 의미를 내포한다. 이미 지나간 버스 후회하며 쫓아간들 무슨 소용이며 앞으로 다가올 버스를 놓치지 않는 것이 사랑에 더욱 충실한 태도가 아니냐는 거다. 그러니 허구한 날 운명의 사랑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우연적으로 맞닥뜨리게 될 사랑을 제 때 알아보는 것이야말로 진정 ‘사랑의 기술’임을 &amp;lt;500일의 썸머&amp;gt;는 잘 보여준다. &lt;BR&gt;&lt;BR&gt;&lt;BR&gt;&lt;STRONG&gt;봄, 여름 그리고 가을&lt;BR&gt;&lt;BR&gt;&lt;/STRONG&gt;사실 톰과 썸머의 사연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사랑 이야기라 해도 틀리지 않다. 처음부터 사랑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연애를 하는 사람은 없다. 사랑에도 단계가 있고 그래서 우리는 수많은 사랑의 실패를 통해 성장한다. &amp;lt;봄날은 간다&amp;gt;의 상우도 은수라는 첫 사랑의 실패로 한 뼘의 성장을 이루었고 &amp;lt;500일의 썸머&amp;gt;의 톰 역시도 썸머와의 이별 후 오랜 가슴앓이 끝에 사랑을 조금 더 알게 됐다. 그리고 만나게 되는 새로운 사랑은 ‘Autumn&#039;, 즉 가을이다. &lt;BR&gt;&lt;BR&gt;개인적으로 &amp;lt;500일의 썸머&amp;gt;에 대한 글을 쓰면서 &amp;lt;봄날은 간다&amp;gt;를 언급한 것은 단순히 사랑의 성장통이 가져오는 감정의 변화를 계절의 속성으로 암시하는 구조의 친연성에 있지만은 않다.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거리를 사이에 두고 흡사한 구조의 영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다만 사랑의 형태는 다양할지언정 속성에 있어서만큼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러니까 &amp;lt;500일의 썸머&amp;gt;의 톰과 썸머가 경험하는 사랑은 결국 너와 나,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인 셈이다. 그리고 모두가 한 번쯤은 겪은 (혹은 겪게 될) 추억이기도 하다. &amp;lt;500일의 썸머&amp;gt;는 사랑이란 공식 같은 것이 아니라 기억처럼 순서 없이 좌충우돌 하는 경험에서 완성된다고 말하는 영화인 것이다.&lt;BR&gt;&lt;BR&gt;&lt;/P&gt;
&lt;DIV style=&quot;TEXT-ALIGN: right&quot;&gt;&lt;div class=&quot;imageblock right&quot; style=&quot;float: right; margin-left: 10px;&quot;&gt;&lt;img src=&quot;http://ddanzimovie.com/attach/10/1233887708.gif&quot; alt=&quot;사용자 삽입 이미지&quot; height=&quot;55&quot; width=&quot;153&quot; /&gt;&lt;/div&gt;&lt;BR&gt;무비스트&lt;BR&gt;(2010.1.31)&lt;/DIV&gt;</description>
			<category>Critic</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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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thor>(허남웅)</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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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01 Feb 2010 14:39:00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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